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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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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582회 작성일 19-09-19 12:13

본문


시베리아 어딘가 있다는

샤갈의 마을에서는

달무리 덮인 지붕

농부들이 수염 긴 바이올린을 켜고

베일 덮인 수탉이

새색시를 껴안고 있다.


서리 덮인 새색시 얼굴에 

파스텔가루 날리고,

날개 달린 종아리

보드라운 곡선이 모호해지는 소리

들려온다.


미세하게 뻗어나간 

유리창 너머

투명한 밤이 사정(射精)해 놓은

청록빛 얼굴과

갸름한 바람소리.


샤갈의 마을에서는

인어가 허공을 헤엄쳐다니고 

물결 닮은 꿈결이

조용히 자는 사람들을 익사시킨다.

지상의 것이 아닌

황홀을

마굿간에서 얼어붙어가는

암소 입김이 낳는다.


피아노 건반을 닮은

갓 태어난 아이가

아버지 대신 달빛을 열고,

거꾸로 선 무지개 안으로

혓바닥 하나 

영원한 꿈을 열린 창으로 숨긴다.


마을이 잠들어 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9-23 21:58:19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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