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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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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92회 작성일 19-09-23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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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석촌  정금용




구름을 일으켜 세운 성벽이라 폭신해 올라갈 수가 없다

눈을 멀게 한 연막인지라 막연해 들어설 수가 없다

허공에서 땅 위로 하얗게 피어 말갛게 질 꽃이라, 하얀 섬이라, 소복한 여인의 수줍게

부드러운 손길이라 차마 만져볼 수가 없다


푸른 목마를 타고 네 한복판 고동치는 심장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도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아 망설여지는 

너는


바람도 풀지 못할 공중에 뜬 수수께끼

햇살도 뚫지 못할 두터운 벽

달의 버선발 붙잡겠다 덤비는 하얀 막무가내

조금씩 동여 움쭉 못할 절망에 빠뜨리는 느슨한 포승줄

모두를 하얗게 덮는 목화솜 이불


절묘하게 당겨 풀어보거라  

시원케 뻥 뚫리거라

소문나지 않게 바라만 보아라

더 하얗게 옥죄어 동여도 좋으니

따스하게 덮어 주거라


흐지부지 무너져 허망만 남기지 말아 다오

 

아, 나뉠 대로 나눠진 물의 분열이여

무서운 변신이여 


온통 

욕심껏 차지한 둘러친

장막이여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09-26 13:41:32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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