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배고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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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688회 작성일 19-10-07 21:31본문
오늘의 배고픔 / 김재숙
네가 없는 날은 하얀 쌀로 밥을 짓는다
잡곡이 섞이지 않은 침묵이 잠시 보글대다 뜸이 들면
설익은 밥이 티눈 같은 아픔을 한 톨씩 도려내고
패랭이꽃 진 자리 햇볕이 튀지않아
그늘이 차갑고 또 속이 쓰라린다
네댓새 걸릴 거리에 이른 겨울이 온 건가
갓 지은 눈꽃 같은 밥을 아랫목에 묻고
거칠고 성긴 하루가 설핏 빠져드는 그리움에
서툰 숟가락을 거두는데
왈칵 게워내는 설움이 오롯이 밥상에 얹혀 있네
아무것도 섞지 않은 하얀 꿈이
허기지도록 모락모락 김이 나는
오늘이 먹고 싶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10-14 10:01:59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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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부엌방님의 댓글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딱 오늘이 그러니까 맞는듯
합니다
쌀쌀하지만 하얀 겨울의
첫눈같은 날
오늘 모락모락한 쌀밥
피어나는 눈꽃 같은
맘
평한한 저녁 되셔요
감사합니다
숟가락 얹힙니다
붉은선 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