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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벗는 그녀의 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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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0건 조회 194회 작성일 19-10-08 10:29

본문

바다를 벗는 그녀의 첼로

 

 

 

그해 겨울은 바다

하얗게 언 갯벌을 걷다 보면

가까운 것은 다 물속에 있었네

눈앞에서 헤어나지 못한 것은 다만

미명이 젖는 장면을 채 넘지 못한 눈빛

빈터가 된 오목가슴 끝으로 파고들어

귓전에 흘리는 한줄기 가쁜 호흡 사이

조금씩 물길 내주다 다시 흥건하게 접혀

돌아서는 발걸음이 있었네

겨울은 지금 부재중, 무슨 꿈을 꾸고 있나

이쪽도 저쪽도 아닌 경계선에서

넘을까 말까, 갈까 말까, 소리를 놓지 못해

햇살이 구름 뚫고 나오면 돌아보다

낯선 손 잡고 한발 한발 떼다 스르르 녹는

잔설로, 한 움큼의 독백으로 주저앉았겠지

체념의 바다를 걸어갔겠지

몸짓은 이미 바스러진 잔해만 남은 겨울,

그 겨울이 읽던 책갈피를 넘기고

지판에 달라붙던 비브라토의 신열도 넘기고

길고 치열했던 시간도 바다로 넘기고

헐떡이던 심장 소리가 고요해졌을 때

그때서야 바람이 멈춘다는 것을 알지만,

나는 바다에서 걸어 나온 나를 무작정

숲으로 데려가고 싶었네

물컹이는 G 선이 긴 손가락 펴고 있네

이제 겨울을 지난 것은 다 땅 위에 있다고

바다를 풀어 주고 있네

햇빛을 팽팽히 당기고 있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10-14 10:03:34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profile_image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판에 달라붙던 비브라토의 묘한 신열처럼
치열했던 시간들이 바다에 들었다 빠져나오는,
햇빛을 팽팽히 끌어 당기는 형국처럼 음악이 조화를 부리고 있네요
좋은 시 많은 감동과 탄사를 보냅니다.
평안을 빕니다.

라라리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햇빛은 어느 곳보다 뜨겁지만
망망한 바다앞에 서면
치열했던 시간들이 파도로 밀려오곤 하지요
밤바다에 불빛만 반짝일 때면
차오르는 슬픔을 느끼기도 하고요
깊은 공감으로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시간 되세요^^

힐링님의 댓글

profile_image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멋진 겨울 바다의  뮤직을 듣는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뛰어난 이 연주 솜씨에 가슴이 먹먹해지고
그 속에 잔해들과 부재인 겨울의 포말이 남겨주는
흔적들이 한 음 속으로 울려날 때 가슴 깊이 파고 드는
이 선율을 무슨 수로 감당 하리오.
올래동안 귀를 열어두고 싶은 뮤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라라라리베 시인님!

라라리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첼로가 주는 음색이 파도소리와
닮아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수면 아래 있는 세상은
인간의 소리와 가장 흡사한 울림을 주는
많은 것들로 가득차 있겠지요
부족한 연주이지만 마음을 열고 집중해서
들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름다운 가을 보내세요^^

라라리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음을 무척 편안하게 해주는 곡이죠
원래 바이올린 g선을 위한 곡이라던데
첼로로 들어보시면 더 잔잔하고 묵직한
느낌이 들지요
은은하고 부드럽게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저녁시간 되세요^^

최경순s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경순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문득 갯벌을 걷고 싶어지는 한글날입니다
바다를 풀어 햇빛을 팽팽이 당겨 겨울을 녹이니
살아있는 갯벌이 첼로의 선율에 활기차고
때론, 부드럽고 아름답습니다
반갑습니다 시인님,
즐거운 한글날 되세요

라라리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최경순 시인님 반갑습니다
오늘이 한글날이네요
이럴 때는 한글로만 된 시도 쓰고 싶어지는데
능력이 안돼서 생각만 해봅니다
서툴게 연주하는 선율이지만
귀한 발걸음으로 깊이  감상해주시는
독자가 있어 기쁩니다
먼 곳까지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겁고 편안한 시간 되세요^^

임기정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임기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 하이킹 갔다 작년에도 오고 제작년에도 왔지만
그놈이 그놈같고 그 녀석이 그 녀석같은
철새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나설라무네  시인님의 시를 만났습니다
그녀의 첼로소리 바다를 풀었다 놓았다 하는
그 음
열루 절루가 아닌 일루 다가와
저의 마음을 연주하고 있습니다
늘 감사히 시 올리시는 라라리베 시인님
어 저도 모르게 하트를 날리고
좋아요 구독을 누르고 있습니다
환절기 감기 또한 일랑 조심하시고요

라라리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 바람을 가르며 눈부신 햇살 속 하이킹
좋으셨겠습니다
참새들도 재잘재잘 수선스러웠을 것 같네요
부족한 첼로소리에도 귀 기울여주시고
좋아요를 누가 눌러주시나 했더니
임시인님이셨군요
어쩌면 글도 이렇게 재미나게 쓰시는지
원래 긍정의 마음으로 유쾌하게 지내셔서
그러신게 아닐까 합니다
잊지않고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날씨가 많이 서늘해졌는데
언제나 활기차고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편안한 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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