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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28회 작성일 19-10-17 12:29

본문



긴 복도를 종종 걸어 

내가 아는 그 아이의 무릎까지 가 닿는 그 가을.

 

갈대가 강바람에 꺾이기도 하지만,

무엇을 가득 담아야겠다는 강박관념 없이  

텅 빈 유리잔처럼  

시간의 세포 안으로 

시퍼런 강을 끌어들인다. 


항암제 주사 한 번에 미류나무 고목의 키가 가늘어졌다. 


예리한 갈대들이 서로 발꿈치 돋우고 

자정 무렵이면 수많은 별들이 한꺼번에 강물에 몸을 던진대서,


물결 위와 아래에 보석처럼 굴러다니는 피냄새를 줍는 

청둥오리들이 많다.


갈대 꺾인 자리마다 

그 즙액에 흠뻑 젖어

청록빛 아이들이 기어나오고 있다고 들었다.


대모산 언저리 세곡천 갈대밭에는 

한밤중에 부리를 씻는 人魚들 팔목에 반짝이는 쇠고랑 소리가  

꿈결처럼 나직하게 퍼져나가고 있다고 들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10-21 09:19:19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삼생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로소 가을이 느껴 집니다.
그 가을 안에는 자운영님이 느끼는 가을을 함께 봅니다.
발표 하시는 시 마다 놀랍습니다.
그저 부러울 따름입니다.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너무 칭찬을 하셔서 몸둘 바 모르겠네요. 얼마 전에 양평을 다녀왔는데, 거기서 느꼈던 가을분위기가 시 속으로 옮겨왔나 봅니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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