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음곡 > 우수창작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우수창작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우수창작시

     (관리자 전용)

☞ 舊. 우수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창작의향기 게시판에 올라온 미등단작가의 작품중에서 선정되며,

 월단위 우수작 및 연말 시마을문학상 선정대상이 됩니다

우수 창작시 등록을 원하지 않는 경우 '창작의 향기' 운영자에게 쪽지를 주세요^^

(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모음곡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1회 작성일 19-10-30 10:24

본문



1. 

피아노 건반을 어루만지자 


파초잎이 그렇게 


파랗게 떠오는 


음 하나 하나 


형체를 모으지 못하고 


차갑게 산란하는 


비늘부터


낯설지 않은 


내 지문 가까이 닿는 


섬의 감촉이 까실까실했다 



2.

서로 다른 색채로 공명하고 있는 바이올린의 네 개 현처럼,


당신의 소멸로부터 


나도 모르는 내 표정이 싹 트고 꽃 피우기 시작합니다.


내게 고통이란 아무 의미 없어요. 고통도 오래 계속되면 습관이 되나 봐요. 


저절로 뻗어나간 날카로운 성에들이 양귀비꽃의 그 주홍빛 살점이 변색한 혀를 길게 날이 선 물결을 향해, 


어디까지가 음향이고 어디부터가 나입니까?


샹들리에를 닮은 여자가 투명한 자궁 안에서 발목이 잘린 태아를 내 놓습니다. 


호흡이 곤란해지면

빈 복도가 되어드릴께요.


그 여자가

떠나갔습니다.


내 빈 의자의 세포 안으로, 

자신의 가슴을 절개하여 죽은 심장을 보아달라고 했던 

쇼팽의 간절한 유언이 생각나는 밤입니다.



3.

조용히 내 통각으로 모여드는,

누군가 무너져 내리는 궤적 따라,


가을비를 듣습니다. 


물감을 좀 두텁게 칠해서 

청록빛 빗줄기 속 그 한가운데로 나아가면


빈 방 하나 있습니다.


그 방의 중심에서, 

누군가 나를 로 보아주고 있습니다. 손가락 끝에 닿는 것이 없어, 나는 늘 고독합니다.


발목이 잘린 꽃들을

나로부터 거두어가 주세요.


내 얼굴 위 접힌 자국에서

어머니를 맡으실 수 있을 겁니다.


어느 소녀가 탁자 위에 유리로 만든 투명한 종을 놓습니다. 


종소리가 사선(斜線)이 되어가더니,

길고 가느다란 은빛의 것들이 

내 망막 위 유리창을 가득 때립니다.


나는 조용히 익사하고 있는 배 위에 오릅니다. 혈관이 뛰는 소리가, 은빛 자글거리는 수면 위로 퍼져 나갑니다.



4.

한 오라기 빛이 아래로 내려간다. 수면에 거의 닿을락 말락하다. 그는 풀잎 속에 얼굴을 박고 엎드려 있었다. 또 다른 악장(樂章)을 준비하기 위해 그의 형체가 풀잎 안으로부터 일어섰다. 긴 지팡이같은 것을 몸 속에서 꺼낸다. 빈 꽃병 안에 시든 것들은, 그를 다른 이름으로 불렀다. 막을 수 없는 직선의 힘이 그를 풀잎의 일부가 되도록 만들었다. 그의 호흡은 타인을 위해 존재한다. 그의 형체가 웬지 비어 있다. 그의 표정이 무섭고 또, 그리워진다. 나는 그 비어 있음으로부터 리듬을 만들고 음조를 만들고 채워지지 않는 갈망의 색채들을 만들어내었다. 그가 다시 돌아온다. 얼굴이 허물어지자 파란 배 한 척이 물결을 거슬러서 배롱나무 가지 끝까지 올라왔다. 범선의 활짝 핀 돛 위에, 보랏빛 피 고인 그 손톱 안에, 나는 빈 병을 던진다. 목적 없이 탕진하는 아름다움을 가지고, 그는 석류꽃이 나고 변형되고 만발하는 그 안에서 새록새록 썩어가고 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10-31 15:28:12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5,269건 1 페이지
우수창작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5269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 11-11
5268
지네 댓글+ 2
한병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 11-10
5267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 11-09
5266
겨울바람 댓글+ 2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0 11-09
5265
소금꽃 댓글+ 2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 11-09
5264 李진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 11-07
5263
조문 댓글+ 2
이화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 11-07
5262
쪽문 댓글+ 4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 11-07
5261
호수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 11-06
5260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 11-06
5259
사다리 댓글+ 4
한병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 11-05
5258 시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 11-05
5257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 11-05
5256
아 가을 댓글+ 4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6 0 11-04
5255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 0 11-04
5254
가을 지나 봄 댓글+ 4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11-03
5253
잔등의 온도 댓글+ 2
신수심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 11-03
5252
盧天命 II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 11-02
5251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 0 11-02
5250
여우 별에서 댓글+ 1
시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 11-02
5249 시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 11-01
5248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 11-01
5247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0 10-31
5246
하얀 돛배 댓글+ 10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 10-31
5245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10-31
5244
가을(퇴고) 댓글+ 6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0 10-30
열람중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 10-30
5242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 10-29
5241
시란 뭘까? 댓글+ 1
시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 10-29
5240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10-29
5239
엔딩 크레딧 댓글+ 2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 0 10-28
5238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 10-26
5237
비문증 댓글+ 2
김하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10-25
5236 김용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 10-25
5235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10-24
5234
폐가(廢家) 댓글+ 6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 10-23
5233 시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 10-22
5232
끌림 댓글+ 8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 0 10-21
5231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 0 10-21
5230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 0 10-18
5229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 0 10-18
5228
마트료시카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0 10-18
5227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 10-17
5226
가을江 댓글+ 4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 0 10-17
5225
수수비 댓글+ 10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0 10-17
5224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 10-17
5223
악몽 댓글+ 8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10-16
5222
따뜻한 입술 댓글+ 1
이화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 10-16
5221
볼빨간 댓글+ 1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10-15
5220 대최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10-14
5219
그대 설단음 댓글+ 8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10-14
5218
귀소(歸所) 댓글+ 4
주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10-14
5217
첼로 댓글+ 2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10-13
5216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0 10-12
5215
마중 댓글+ 2
이화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9 0 10-11
5214 신수심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0 10-10
5213
황홀한 유기 댓글+ 1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 10-10
5212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10-08
5211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10-08
5210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 0 10-08
5209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10-08
5208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10-07
5207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 10-07
5206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10-06
5205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0 10-05
5204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10-04
5203
화장 댓글+ 2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 10-04
5202
알밤 댓글+ 10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10-04
5201
말린 오징어 댓글+ 2
붉은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 10-04
5200
낙엽 앞에서 댓글+ 4
부엌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 0 10-0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top@hanmail.net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