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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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578회 작성일 19-10-30 22:03본문
가을 (퇴고)
창가에핀석류꽃
살아있는 것들의 아픔이 유리창 안에서
저 보란 듯 눈 맞추어오고,
키가 흠씬 낮아진 건들바람 꽃밭이
민들레 노란 깃발을 흔들고 있다
발걸음 오가는 계단 아래 웅크린
마른 강아지 눈에 달린 불안을
뒷목 가칫거리는 상표처럼 달고 차도로 나가는
희미한 이팝나무 굽은 길,
조각조각 떨어지는 하늘 사이로 생명 비워내는 시월이
하얀 오월로 페이드인(fade in)* 되고 있다
기울어진 발, 잃어버렸으나
지워지지 않는 것들의 찬란함이 젖은
발자국 안에서 흘리는 붉은 신음,
조각난 하늘로 단단해진 호흡이
구불구불 은밀한 통로 지나
깃털 속에 스민 스스로를 잘라 낼 둥근 칼이 되었다
바람 찰랑이는 생명의 유리창 너머
툭툭 떨어지는 젖은 불꽃 속에서
오늘, 누군가 잠시 꽂아놓은 노란 비문秘文을 바라보고 있다
* 연극이나 영화에서 어두운 무대나 화면이 점차 밝아지는 일
댓글목록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스산한 화단에 민들레가 여럿 피어 있더니 한 사흘 지나 어제,
솜꽃 같은 씨앗이 바람에 날릴 준비를 마쳤다는 듯이 모여선 저 모습이
어쩌면 우리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 가을 민들레의 행로 앞에서
잠시 생명의 길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브루스안님의 댓글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성시인을 능가하는 회화적 서정성이 돋보입니다
부족한 철학성과 문학적완성미를 덮고도 남을 진한 서정입니다
다만 중간 연에서 지나친 도약과 설득력없는 사유가
아쉽네요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의 댓글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브루스안님의 깊은 시를 잘 읽고 있습니다.
값진 시평과 가르침 잘 새겨서 더욱 노력 하겠습니다.
귀하신 걸음 반갑고 고마우며 늘 건안하시기 바랍니다.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민들레를 보면서 이런 깊은 사유를 이끌어 내는 일은
아무나 가능한 일이 아닐 듯 합니다
한송이 꽃도 웅크린 강아지도
다 생명의 아픔을 일깨워 주지만
스스로를 잘라내는 둥근 칼을 가지셨으니
그 생명을 잘 다스리실 힘을 갖추신 듯 싶습니다
좋은 시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의 댓글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보다 감평이 더 돋보입니다.
요즘은 작은 것들에 눈길이 가는군요.
이제 11월이 시작되었으니 더욱 행복하시고
좋은 작품활동 많이 하시기 바랍니다.
리베님의 격려의 말씀 고맙게 받습니다. 평안하십시오^^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관리자님! 죄송합니다.
우수창작시에 옮겨진 글도 퇴고나 수정이 가능하다는 말씀을 잘못 해석하여 관리자 전용방인 것을 깜박하고
시도하다가 불편을 끼쳐드리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