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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지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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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05회 작성일 19-11-03 19:34

본문

가을 지나 봄

 

 

 

잔해로 덮여 머뭇대던 태양이 타다 남은 바람 한 점에 맥을 놓습니다 오래된 표정을 거두지 않는 길 위로 바닥을 훔친 냉기가 적도를 갉아 먹습니다 잔불 속 남은 갈증이 저녁의 거품을 걷어내 꿈치에 길들지 않은 밤이 번져 갑니다

 

입술 사이 흐르던 약속과 내외하는 구석, 혼잣말에 갇힌 절박이 밤새 문밖을 설렁입니다 둥글기 위해 길어진 건기를 보듬으면 굳은살 배긴 날갯죽지가 꽃진 듯 붉고 아려서 허물어진 새벽이 기대앉습니다

 

한순간 움터 봄날 건넨 살빛으로 젖는 속성이 무심한 부재를 간직하는 일이라니요 그렇다면 몸 바꾼 들숨이라도 자주 양떼구름으로 피어 홀로 고이는 포옹을 마지막 목숨인 듯 붙잡고 있겠습니다 화르르 번지는 꽃숭어리 하나 품고 몇 날 며칠을 죽음보다 깊이 잠들겠습니다

 

멀리 있어 선명해지는 것들 너머 하얀 새가 전하는 익숙한 눈금이 영원을 읊조립니다 첫 눈길 기억하며 목울대 넘기는 소리가 핏물 깃든 푸른 초침을 바깥으로 저장합니다 유장한 숲을 안쪽이라 부르던 걸음은 비탈 벗어난 균열을 채워 단단해진 마디로 깊어졌습니다

 

몸짓 한칸 한칸마다 울음으로 박힌 무늬가 있습니다

남몰래 차오르던 신열에 수로가 막혀 쏟아내는 물살을

가장 높고 순결한 음으로 받아적는 떨림이 있습니다

 

바람 뒤로 밀린 바람을 말리다 바람 소리로 낡은 서책이

얼음처럼 투명한 하늘을 넘기며 흩어집니다

잘게 부서진 나신 찬란한 단풍 한 잎 두르고 있습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11-05 11:38:40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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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

profile_image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유 사이로 반짝이는 윤슬이 눈부십니다.
'화르르 번지는 꽃숭어리 하나 품고 몇 날 며칠을 죽음보다 깊이 잠들겠다'는 시인의 다짐이
가장 높고 순결한 음을 받아적는 떨림으로 승화되어, 잘게 부서진 나신 찬란한 단풍 한 잎 두르기 까지
치열한 시인의 내면이 만져지듯 아름답군요. 좋은 작품 고맙습니다, 리베님!

라라리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사유를 추적하고 해석하시는 감평이 부족한 시를
반짝이는 윤슬로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봄은 더 찬란히 빛나겠지요
잊지않고 들러주시고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봄을 가득 예비하는 가을 되시기 바랍니다^^

은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라라리베님

사랑하는 우리 시인님! 반갑고
반갑습니다  대단하신 필력이요
갈채를 보냅니다

역씨 현세의 우창방의 터줏대감으로
영원 할 듯요  내가 공부할땐 호랑이
담배 필때라 너희는 알기쉬운 우리나라 말로
함축해서 글을 써라, 또 한문 폐지론 시대였고 ㅎㅎ
한글 학자는 한 분였고 구시대 사람이랍니다

시인님의 시를 감상 하면서
자아의 인체를 가을에 비유 봄을 기다리는 길목
구석 구석 의술적 또는 자연의 순리적 과학적
다양한 문학으로 의 서술 심도 있는 표현력......

종착역은 연말의 송년회의 어사화가 기다릴것 같습니다
감사 합니다  한표 추천이요
기도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헌데 내 차레는 아직 아직이네요
사랑을 드립니다  하늘만큼 영원 무궁토록요 ♥♥

강신명 시인님!~~^^

라라리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반갑고 반가운 은영숙 시인님
너무나 과찬의 말씀을 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겟습니다
시인님이 조목조목 짚어주시고 총체적으로 분석해주신
깊이있는 감평이 미진한 시를 한껏 사유 넘치게
만들어 주시는 것 같습니다
더 잘하라는 격려의 말씀으로 새기겠습니다
마음에 드셨다니 정말 기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힘드신 와중에도 건강하신 모습 보여주셔서
더욱 감사한 마음입니다
오래도록 같이 하시게 건강 잘 돌보시고
시인님의 가정에도 주님의 기적과 은헤가 충만하여
하루하루를 이끄시기를 기원합니다
은영숙 시인님 고맙습니다
향기 가득 모아서 사랑 많이 많이 보내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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