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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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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82회 작성일 19-11-16 05:56

본문



분수대

 

분수대를 보면 불안하다

로얄 딱새처럼 둥근 무지개 볏을 세우고, 하얗고 뭉글뭉글한 깃털이 쳐져 내릴 듯한

날개를 보면 이내 세상의 모든 목마름을 박차고 날아 가버릴 것 같아

정수기에 종이컵을 받치고 새의 가느다랗고 투명한 발목을 잡는다

 

달에서 지구를 찍은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새파란 알을 더 깊숙이 품으려고 알을 향해

바짝 붙여 둥글린 날개를 본 적이 있다. 잠이 오지 않는 밤 베란다에 나와

담배를 피우며 아내가 아이 방에서 가져다 놓은 지구의를 돌려보면 금간 알 조각들이

툭 툭 깨지고 젖은 깃털 뭉치 한 움큼이 미어져 나올 것 같은데, 내부에서 껍질 쪼는

소리만 요란한 알은 여전히 부화 중이다.

 

여자를 품은 적이 있다. 멀리서 보면 하얗고 동그랗기만 하던 여자에게서

깨진 금들이 보이고, 금 간 틈새로 분비물에 얼룩진 내면이 보이고, 그 금에 가슴이 베이기

시작하자 탁란처럼 밀쳐버린 여자, 내 체온과 숨결에 그녀가 부화 되고 있는 줄을

나는 몰랐다. 

 

사랑해, 물의 깃털이 빼곡한 유리창에 손가락으로 쓴 적이 있다. 바깥보다 안의 숨결이 더 따

뜻할 때 한 획 한 획 드러나는 글자들이 새의 깃털을 파고들었다. 바깥에서 격렬하게 쪼아댄 유리창이

종일 덜컹이다 부리에서 흐른 피로 붉게 물드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점점 지쳐가는 새를 본 적이 있다. 새의 날개 자국이 선명한 사막에서 계란 프라이처럼 익어서 버려진

저녁을 본 적이 있다. 부러져서 모래에 꽂힌 나무의 갈비뼈에 널브러진 알의 시간을 본 적이 있다.

우리는 아직 처절하게 더 깨져야하는 목마름이다. 끝내 닫힌 알 속에서 감은 눈이 썩어가는 아기 새를

볼까봐 불안하게 들썩이는 날개를 바닷가에서 본 적이 있다.

 

팔레스타인이나, 홍콩, 남미, 어디라도 가장 뜨겁게 들썩이던 껍질 하나가 벗겨져 나가고,

희뿌연 난 막을 찢는 아기 새의 부리가 보일까봐 아침마다 조간신문을 읽는 습관이 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11-20 09:39:28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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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싣딤나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요즘 정민기님의 시가 다른 느낌의 물감과 조심스럽게 섞여가는 것 같아
참 좋다 하며 읽고 있습니다.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칭찬 받으니까 의욕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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