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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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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한병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535회 작성일 19-11-24 16:28

본문

몸살

 

 하늘에 눈을 치켜세운 게가

무수히 들락거리는 밤

 

작은 인기척에 구멍으로 숨어들던

게들이 내 몸에 숨어들었나 봐요

질퍽한 삶을 사느라

피하지 않는 습성을 아는지

갯벌 같은 내 몸을 들쑤시고 다녀요

온몸에 갯물을 흥건하게 뿜어내요

옆으로 기고 옆으로 뒤척이며 사투를 벌렸어요

잡히기만 하면 모조리 발가락을 잘라버릴 텐데

치켜세운 눈동자와 맞서 볼 텐데

꼭꼭 숨어들어 나오질 않아요

뼈마디마디 팔다리 허리 누비고 다니다가

끝내는 자근자근 머리까지 씹고 다니나 봐요

천적도 없는 몸속을 온통 들쑤시고 다녀요

 

하늘에 눈을 치켜세운 게만

무수히 들락거리는 밤이었어요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11-26 10:43:44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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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다섯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역시 한병준 시인님 다운 묘사력이십니다
ㅎㅎ 몇번을 감상해보아도 또 읽어보고 싶은 시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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