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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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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스모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8회 작성일 19-12-12 09:51

본문

나비 법정

양현주

 

 

저 눈빛이 그냥 핀 꽃이라니

 

말랑한 디올 립스틱이 키워놓은 오해

나비가 반으로 접어놓은 바람도 가만히 낡아간다

 

꽃은 지면서 함박웃음 피었으나

나비는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다

나비, 잔나비의 목소리에 햇살 한 줌 들었으니

그것이 나의 감옥

 

번식을 준비하는 꽃술의 그늘,

꽃잎에 앉은 나비를 본 최초의 정원이

증언하고

매혹당한 죄밖에 없다고 진술하는 나비

 

꽃에 꽂혀서 물의 집에 오래 마음을 담그면

생각이 발효되고 날갯짓이 발화(發花) 한다

 

어제가 뚝, 떨어졌다 


* 2019년 현대시문학 겨울호 발표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12-13 16:29:27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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