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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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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28회 작성일 19-12-21 23:37

본문





겨울밤이다. 누가 창 위에다가 성을 자꾸 쌓는다. 


성은 자꾸 찢어지고, 성을 지키던 공주의 한숨은 여러 갈래 성에로 갈라져 겨울밤 속으로 퍼져나간다. 그녀의 한쪽 폐는 어느 꽃병에 꽂혀 있나? 


누군가 자꾸 떠나간다. 유리종 소리가 울려 퍼지는 빈 방에 종달새 한 마리 있다.  하나 남은 날개마저 찢어 버린다. 쇠사슬이 금속성의 웃음소리를 낸다. 


염증으로 가득한 폐안에 물이 끓는다. 창이 흐려지는 그만큼 빈 가지가 자꾸 무거워진다. 


뜨겁고 깜깜한 것이 목구멍까지 밀려올라왔다가, 장항까지 밀려가 그냥 허물어져 버린다. 백일홍나뭇가지 흔들리는 소리. 장항 개펄 찐득찐득한 검은 것에 간절한 숨소리들 하나하나 묻혀 간다. 


영원히.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19-12-26 11:35:17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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