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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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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83회 작성일 20-01-08 00:02

본문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초겨울이라 잎이 모두 지고, 나는 내 방안에서 모든 것을 치워 버렸다.  


혼자 이 방안에 누워 형체 없는 천장을 바라본다.  


하늘 속에는 나목들로 가득한 숲이 떨고 있다. 가슴이 빈약했던 에디오피아에서 온 소녀가 테이블 위에 쌓인 녹조 (綠藻)를 치우는 것이 보인다.  

폐렴에 걸린 혜성이 자오선을 찢는 것이 보이고, 어머니께서 원시림을 땀방울로 흘리시며 토굴같은 부엌으로 들어가시는 것이 보인다.  


이어 벽이 사라진다.  


정지해 있는 방이 나를 품고 엘리베이터처럼 도나우강 속으로 계속 내려간다. 

부패해 가는 물고기들이 가시를 삼키고, 가시를 품고, 계속 물살을 일으킨다. 

내가 사랑하는 연이가 석조다리 위를 오락가락한다. 위태로운 입술에 흙냄새 묻은 폐선이, 시퍼런 물결 위에 몸을 던질까 말까 망설이는 것이 보인다.

이윽고 사방벽이 사라지고, 나는 심연 속에 봉분 하나 저 멀리 또 다른 봉분 하나를 본다. 

네 가냘픈 다리는 청록빛 풍선처럼 부풀어올라 한 생을 살았구나! 하얀 천으로 감싼 두 눈으로 여름빗줄기와 편백나무숲을 지나.  


하루 종일 내리는 비가 그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아이들이 서너명 노란 우산을 쓰고 물웅덩이 고인 길을 걸어간다. 낙숫물이 각혈해 놓은 아이들이, 투명한 빗방울 속으로 들어간다. 내 사랑하는 이여, 너는 어머니가 되었던 것이구나.


이렇게 멀리서 바라보면 욕지도가 더 잘 보인다. 욕지도 황야. 여기저기 깔린 흰 바웃돌 위에 누워, 너도 이 겨울비를 보고 있을 것이다. 너도 차가운 유리창에, 코를 박고 있을 것이다.


직선의 빗줄기에서는 불협화음의 냄새가 난다. 다가가보면, 너는 늘 얼굴을 가리고 있다. 늑골 드러낸 항구가 비에 젖고 있다.


유리창 속 날 선 물결과 은빛 포말들이 축축한 표정으로 돌아온다.    


초겨울 하루는 종일 햇빛 한 줄기 없이 잿빛으로 무거웠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1-10 13:25:36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

profile_image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늘 반짝이는 작품을 보여주셔서 고맙습니다.

표면과 내면이 뒤섞여 나오는 추상화를 보는
느낌을 받습니다.
접하는 이에 따라 감상이 다르겠지만
어찌보면 영화 인셉션의 꿈속의 꿈인듯....
시인님의 지난한 창작 시도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다층, 다면적으로 분화해 가는 새로운 장르
구축으로 느껴지는 선구적 시도라는 점에서
깊은 찬사를 보냅니다.

늘 건안하시고 더욱 건강하시기를 바라며
초겨울 하루 잘 감상하고 갑니다. 행복하십시오

자운영꽃부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자운영꽃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석류꽃님의 칭찬을 받을 만한 그런 시인지 모르겠네요.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필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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