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3,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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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679회 작성일 20-01-11 13:03본문
시계 바늘이 작살처럼 저녁의 둥글고 검은 잔등을 향해
일제히 내리 꽂히는 오후 여섯시,
너는 쪽을 가른 나무 젓가락을 쥐고 모래에 묻힌 고양이 똥을 줍고
고양이는 쇼파 밑에서 한번 뒤척일 때마다 한 가닥씩 살이 빠지는
쥐를 앞발로 치며 놀고, 나는 3,5,3,5,3,5
초록색 스트라이프 넥타이 못봤어? 으, 그기, 가운데 옷장 문, 잠깐만
3,4,3,6, 대바늘에서 뽑힌 한 줄이 삶은 라면처럼 불어서 늘어지고
끔찍한 반복을 견디고 얻게 되는 무늬는 밋밋한데,
한 두 코씩 패인 일탈의 상흔에는 간간한 과자처럼 자꾸만 손이 간다
오늘 기다리지 말고 자라, 밤 샐지도 몰라
3,5,3,5,3,5,3,5,3,5
매듭 하나를 풀면 모두 술술 풀려 나와
모든 무늬를 용서하듯, 한 가닥이 될 무늬들,
목에 한가닥 실을 걸어매고 뾰족한 부분을 피해가며
묵묵히 부딪혀 가는 것이다.
하기 싫은 대답을 대신 하고 나면 벽이 되는 문들, 쿵,
벌써 이 주일째 등만 자라는 스웨트를 탁자 위에 내려놓고,
꼬리 긴 쥐잡기에도 심드렁해진 고양이의 식빵자세를
툭 건드리자, 한 조각 뜯어내는 식빵 덩어리처럼 하얀
앞다리와 뒷다리를 헐렁한 겨드랑이 살이 팽팽해지도록
양방향으로 찢으며 쭉 뻗는다.
댓글목록
이옥순님의 댓글
이옥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3,5,3,5,3,5 시는 제목에서 한 몪 먹고 들어 간다 고 하더니
알송 달송한 숫자가 궁금 해서 들어 와 봤습니다
뜨게질 숫자인가
고개 갸우뜽 해봅니다
무식 탄로 날까봐
혼자 중얼 중얼 거리다 갑니다
시인님
싣딤나무님의 댓글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뜨개질 안뜨기 겉뜨기 숫자 맞아요.
마누라한테 배워서 쓴 시 입니다.
방문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