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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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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종이비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1회 작성일 20-01-2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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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친 듯이


      

강하나가 새 이름을 가질  때 네 기분과 내 기분이 같았다

새 별 아래 새 신발을 신고 둘이는 아래서 위로 거슬러 흐르는 강물을 따라

손잡고 걸었다 걷다 누웠다 누워 서로 입술을 데였다 빨갛게 먼 곳 이였다

먼 곳이 이곳 이였는데 이곳은 먼 곳 같지 않았다

꽃은 반대편 계절을 쏟으며 걸어오고 나무들은 거꾸로 선 채 자랐다

물이 불이고 불이 물일 때 우리는 한 번 더 기분이 같아졌다

어둠이 어둠 속으로 사라져 어둠이 되고 바다가 바다와 합쳐져 바다가 되도록

우리가 기분이 같아질 때 마다 새 이름이 생겨났다

아침은 아침으로 저녁은 저녁으로

두근거리지 않았다면 꽃이 피지 않았을 것이다 기다리지 않았다면 봄은 오지 않았을 것이다

 

길은 한 길이지만

풍경은 늘 두 개이다 올 때와 갈 때

서로 다른 풍경을 가져도 우리는 늘 같은 길을 걸어온거였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1-30 15:02:54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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