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잡이의 사랑 > 우수창작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우수창작시

  • HOME
  • 창작의 향기
  • 우수창작시

     (관리자 전용)

☞ 舊. 우수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창작의향기 게시판에 올라온 미등단작가의 작품중에서 선정되며,

 월단위 우수작 및 연말 시마을문학상 선정대상이 됩니다

우수 창작시 등록을 원하지 않는 경우 '창작의 향기' 운영자에게 쪽지를 주세요^^

(우수 창작시에 옮겨진 작품도 퇴고 및 수정이 가능합니다)


왼손잡이의 사랑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작은미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84회 작성일 20-04-14 08:37

본문



오래된 푸석한 시멘트 벽에서 구석으로

고단한 흑백의 눈알을 굴리던 어느 여윈 여자가

울먹이며 매운 벽돌의 멱살을 잡고 있는 골목

무게를 깍아내지 못한 시간들을 밟아야 하는,

기대고 절뚝거려야 내려갈 수 있는 이 빠진 계단들의

가슴 누렇게 비추는 가로등과 수많은 인연의 줄기로

묶여 선 전봇대 위로 커다란 달이 구름 가지를

헤치고 하얀 숲으로 숨어들자 어둠과 이별이 무겁고

무서웠던 여윈 그 여자는 절뚝거리다 절뚝거리다

쓰러질듯 골목 끝 환한 전깃불 속으로

지우개도 없이 지워졌다.

머물수 없었던 이유를 물으며 왼손잡이가 살던 집

매운 벽돌의 멱살을 잡고 밤새도록 부르고 불렀던

말간 왼손잡이의 이름

그 왼손잡이의 이름이  동그랗게 찻잔을 돌며

시간을 맴돌다 서서히 녹아갔다.

시간의 무게가 내려놓은 단어는 유리창이

멀미 할 만큼, 손이 하얗게 되도록 닦아내고

닦아내야 했던 지움이고 잊음이었다.


어깨 아팠던 균열로 길 모퉁이 이가 부러질듯 한

약속 없던 바람에도 한참을 멈춰 서서 서로 다른곳을

보며 다른 눈빛과 시간으로 백지가 되던 모진 오후가

서서히 어둠에 묻혀 갈 때쯤 왼손잡이는 아무 말도

없이 떠났다.

애처롭고 작은,여윈 그 여자를 거리에 남겨 둔 채

왼손잡이는 돌아보지도 않고 두꺼운 밤 속으로

묻혀 들어갔다.

여윈 그 여자는 찢어진 백지 반쪽을 들고 한참을

오래토록 서 있었다.

버스가 끊어지고 오랜 사랑도 끊어진 시간

여윈 그 여자는 절뚝거리다 절뚝거리다 돌아섰던

왼쪽길을 수도없이 돌아보며 멈 짓거리다 지워졌다.


어느 매운 빨간 벽돌 속에서 환하게 웃는 왼손잡이

지우지 못했던 왼쪽의 기억처럼 왼쪽에 누웠다.

애처롭게 작고 여윈 그 여자는 지금쯤 어디서

왼손을 깨물고 살까

아마도 머리위로 작은 나비 한마리라도

왼쪽으로 날았겠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4-16 12:46:26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6,186건 4 페이지
우수창작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5976
모래 꽃 댓글+ 1
와리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07-07
5975
보내는 마음 댓글+ 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 07-07
5974
범죄 보고서 댓글+ 2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 0 07-07
5973
손 밖에서 댓글+ 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 07-06
5972
치명적 서정 댓글+ 3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 07-06
597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 07-06
5970
깨꽃의 계절 댓글+ 2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0 06-26
5969
묵은 발 댓글+ 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07-05
5968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 1 07-05
5967
달구질 댓글+ 5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07-05
5966
공작새 댓글+ 9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 0 07-05
5965
담쟁이 댓글+ 9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 0 07-05
596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5 0 07-05
5963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7-04
596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 0 07-04
5961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 0 07-04
596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 07-04
595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07-04
5958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07-04
5957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7-03
595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 0 07-03
5955
밀랍 인형 댓글+ 2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 07-02
5954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0 07-02
595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 07-02
5952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 0 07-02
5951 미소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 07-01
5950
맞는 말일까? 댓글+ 3
느지막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0 07-01
5949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07-01
5948
응답 댓글+ 1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 0 06-29
594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 0 06-29
5946
참숯 댓글+ 2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 06-28
5945
꼬락서니 댓글+ 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 0 06-28
5944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 2 06-28
5943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 0 06-28
5942
거인 댓글+ 2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0 06-28
5941
대장내시경 댓글+ 2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06-28
594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06-28
5939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 0 06-28
5938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0 06-26
5937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06-26
5936
콜롬보 댓글+ 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6-26
5935
허기진 밤 댓글+ 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0 06-26
5934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 0 06-24
5933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 2 06-25
5932
물결의 익사 댓글+ 3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 0 06-25
593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0 06-25
5930
수씨때 댓글+ 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06-25
5929
바람의 말 댓글+ 8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 0 06-23
5928
풍경의 노래 댓글+ 2
미소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6-23
5927
비의 낫 댓글+ 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06-23
5926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 06-23
5925
여름 댓글+ 2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 0 06-23
5924
캐논의 밥상 댓글+ 4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06-22
5923
앓은 중력 댓글+ 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06-22
5922
심장 댓글+ 1
노을피아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06-21
592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 0 06-21
5920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6-21
5919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6-21
5918
백야(2) 댓글+ 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6-21
5917
화분 있는 방 댓글+ 2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 0 06-20
5916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6 0 06-20
5915
살구나무 댓글+ 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 0 06-20
591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 0 06-20
591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 0 06-20
5912
깔딱고개 댓글+ 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 0 06-19
5911 개도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06-18
5910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6-18
5909
꽃의 두멍 댓글+ 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06-18
5908
당부 댓글+ 2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06-18
5907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6-1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