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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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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57회 작성일 20-05-06 09:40

본문

우리 동네

  

           동피랑 



목은 길수록 역사적 동굴 같다
기린도 사실 동굴이 놀라 눈이 달린 것이다

내 마음의 알타미라를 깨워 동그랗게 불면
휘휘, 최초의 음악 우거지는 소리

골목에서 주먹도끼나 찌르개를 든 원시인들이 나올 것 같다
무사히 사냥을 마쳤다고 둘러앉아 두엄불에 고기를 굽는데
곁에선 어린 땟국들이 뛰어다닐 것 같다

취광의 바닷가는 적국의 수많은 동굴을 잘라 생긴 나룻터다
가풀막을 오르면 새들이 휘파람을 분다
뼈와 살을 내걸고 미륵도까지 목이 아프도록 휘파람을 분다

지과문(止戈門)이 있는 세병관(洗兵館)은 탱금을 주었거나

얼레를 감던 병정들이 피 묻은 칼을 씻는다

바람이 많이 불었던, 부는, 불 것 같은 동네

저물녘이면 창호지가 붉게 물들던 집집마다
휘파람새가 살았다

돌쪽바지개가 화살을 실어 날랐을 것도 같고
치마당가리가 서쪽과 남쪽을 공격했을 것도 같고
아니면 이봉이나 삼봉에 모였다가
​*백사라도 먹으면 모두 기바리가 되어
둥굴 하나씩을 치켜들고
휘파람을 휘휘, 불었을 것도 같다

     

*백사 : 유리 가루나 사기 가루를 입힌 연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5-11 14:19:55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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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국그릇님의 댓글

profile_image 국그릇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역사와 동굴을 목으로 표현해서 동네라는 평범한 소재를 이어나가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시는 모습이 인상적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동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사가 늦었습니다.
국만 아니라 시를 잘 담으시는 마음을 여러 편 읽었습니다.
덕분에 창작방이 격상되는 느낌입니다.
가끔 오르는 언덕이 있는데 표현이 잘 안 되네요.
격려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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