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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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468회 작성일 20-05-06 09:40본문
우리 동네
동피랑
목은 길수록 역사적 동굴 같다
기린도 사실 동굴이 놀라 눈이 달린 것이다
내 마음의 알타미라를 깨워 동그랗게 불면
휘휘, 최초의 음악 우거지는 소리
골목에서 주먹도끼나 찌르개를 든 원시인들이 나올 것 같다
무사히 사냥을 마쳤다고 둘러앉아 두엄불에 고기를 굽는데
곁에선 어린 땟국들이 뛰어다닐 것 같다
취광의 바닷가는 적국의 수많은 동굴을 잘라 생긴 나룻터다
가풀막을 오르면 새들이 휘파람을 분다
뼈와 살을 내걸고 미륵도까지 목이 아프도록 휘파람을 분다
지과문(止戈門)이 있는 세병관(洗兵館)은 탱금을 주었거나
얼레를 감던 병정들이 피 묻은 칼을 씻는다
바람이 많이 불었던, 부는, 불 것 같은 동네
저물녘이면 창호지가 붉게 물들던 집집마다
휘파람새가 살았다
돌쪽바지개가 화살을 실어 날랐을 것도 같고
치마당가리가 서쪽과 남쪽을 공격했을 것도 같고
아니면 이봉이나 삼봉에 모였다가
*백사라도 먹으면 모두 기바리가 되어
둥굴 하나씩을 치켜들고
휘파람을 휘휘, 불었을 것도 같다
댓글목록
국그릇님의 댓글
국그릇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역사와 동굴을 목으로 표현해서 동네라는 평범한 소재를 이어나가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시는 모습이 인상적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동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사가 늦었습니다.
국만 아니라 시를 잘 담으시는 마음을 여러 편 읽었습니다.
덕분에 창작방이 격상되는 느낌입니다.
가끔 오르는 언덕이 있는데 표현이 잘 안 되네요.
격려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