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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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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고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30회 작성일 20-05-16 07:35

본문

슬픈 연애

  

인도에 가보고 싶었어

버려진 전생이 배회하는 강가를 베고 누워 꿈꾸다

안개 속에 떠내려 오는

재가 되다만 생애의 천연덕스럽게 웃는 이빨

깨끗이 닦아주고 싶었어

맑고 고운 미소 식탁에서 빛날 수 있게


너를 생각하면서 뒤돌아보면서

     

내가 사는 도시는 소문으로 가끔 발갛게 달아올라

소문을 밟고 다니다 미끄러지기도 하고

가을햇살에 잘 말려 술안주로 씹어 먹기도 해

소문을 피해 다니다 소문 속에 목만 내놓고 숨으면

영영 소문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확인할 수 없는 소문이 되기도 하고

 

네가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웃음소리 안에 숨어버린 것처럼

 

가까운 친구가 끝까지 헤어질 수 없는 불치병과 함께

왼쪽 별로 주소지를 옮겨갔을 때

나는 그가 주고 간 골프채로 슬픔을 때리고 있었어

슬픔은 불치병처럼 납득할 수 없는 시간을 향해 날아가고

눈썹에 걸린 노을은 더욱 붉어지고

  

슬픔이 자꾸 불치병 쪽으로 기울어진다면

너는 나를 사랑할 수 있겠니?

 

사람들은 기억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랑을 하지만

모든 기억은 산란하는 빛처럼 쉽게 왜곡되는 거라고

버림받은 영혼이 수줍은 내 귀에 속삭였어

초등학교 때 생활기록부에 문신처럼 남아 있는

호기심이 강하나 꾸준하지 못하다는 말


너는 외로울 때 이해할 수 있겠니?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5-20 16:27:39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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