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에는 사랑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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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6회 작성일 20-05-25 14:06본문
오월에는 사랑이네 / 이 종원
구름 벗겨낸 바람이
지쳐버린 해를 휘몰아치는 오월
습관에 떠밀려 옛집에 갔었네
서랍 속 오래된 러브레터에서
설렘보다 흔적을 본 것처럼
오래된 느티나무 한 그루
그림자를 끌어안고
평상 위 둥지로 앉아있었네
솜털 뽀송뽀송하던 날개는
턱시도를 펄럭이며 내려앉았고
오래전 날갯짓 멈춘 고목
먼 산에 그렁그렁 눈물만 매달았네
시멘트가 시술한 등뼈로
나무의 기억은 뼈만 앙상한데
수백 년 나이테 위 다시 육십 년
가지에 가지를 피워 올렸던 세월
정작 가슴은 구멍만 패었고
겨울에 붙잡혀 떨고 있는 오월을 보았네
나는 거짓 웃음으로
슬픈 눈빛을 건네었고
노모는 말없이 부끄러움을 덮어주네
이젠 몇 개 돋아나지 않은
뜨거운 이파리로 멍울을 녹여주네
보일 듯 말 듯
평상 앞 꽃술로 떨어뜨린
눈물이 또 다른 봄이었네
아니 사랑이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5-28 11:09:43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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