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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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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452회 작성일 20-05-29 15:58

본문

밑바닥에 큰 구멍이 뻥 뚫린 토분이 되기를 기다려

아침 해가 옮겨 심기 해 놓은 햇볕 한 포기,


뿌리는 육손이가 휘어잡은 햇빛이란다,

육손이를 낳은 당숙모는 젖을 눈물로 다 쏟았다는데

햇빛을 휘어잡을 육손이가 없어

햇볕도 시들고  심심도 욕심인가 하는데

네가 온다

어느 곳에선가 우지끈 휘어잡은 햇빛을

한다발 밑동에 거느리고

새의 발가락처럼 한 세계를 움켜 잡았던 실재를

내게 심으려고

귀퉁이가 깨지고 이끼와 곰팡이가 번진,

뜯긴 루바망이 창살처럼 무기력을 가두는,

담배꽁초와 구긴 영수증과 술병 뚜껑이

무슬림의 돌처럼 날아드는 내게로,


마사토 알갱이 같은 발소리가

자그락자그락 모여든다

우수수 무너져 내린 한 때에도

소용될 무엇이 있나

썩어 흩어진 시간을 모아본다

네가 와서

내게로 마음이 다시 기울어지고

물이 쏟아지고

햇빛은 가닥을 굽혀 실뿌리가 된다

네가 와서

사람들이 내게 고개를 숙이고

나를 본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6-01 13:28:33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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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너덜길님의 댓글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전히 빛나고 계시는군요.
글을 읽게 되니 안심이 됩니다.
한동안 못 뵈어서요.
햇볕과 분갈이, 견고한 문장으로 빚으셨군요.

브루스안님의 댓글

profile_image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분갈이를 시적 상상 력으로

인간 세상 을 빗대어
낯설게 표현 했네요

좋네요

이 정도 문장력괴ㅣ 표현 력이면
기존 등단시인중  중간 정도는 뵈는데
요즘 썩은 문단이. 돈 빽없으면 초보라네요

다만. 제옥과 주제
시적 형상화가  불일치되는ㅈ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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