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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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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작은미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86회 작성일 20-05-31 03:24

본문


작은 올챙이와 알들이 보이는 산길 옆 작은

물웅덩이에 쪼그려 앉아 개구리를 찾는데 한쪽에서

개구리가 펄쩍 뛰어 흑백으로 갔다.

흑백은 동그란 깊이로 빨려 들어가 첨벙거리는

두레박 속에 담겨 들었다.

열 세살 소년은 우물가에서 두레박으로 물을 퍼 올려

은빛 양동이를 반쯤 채우고 있었다.

둥그런 칸 마다 축축한 이끼가 살았던 우물은 그렇게

깊지 않아 열 두어 번 줄을 당겨 올리면 두레박이

비틀대며 맑은 물을 가슴 가득 채워 올라 왔었다.

집앞에 키 만한 빨간 고무 물통을 사나흘에 한 번씩

오륙 미터 거리를 힘들게 날라 채워야만 했었다.

몇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그 우물물은 선명하고

또렷하게 빨간 고무 물통 바닥에 돌가루 몇개를

굴리며 눈이 부시다.


목을 내밀고 들여다 보면 물고기가 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개구리가 뛰고 앉아 있던 우물은 저녁 해가

지기 시작하면 어둠 속의 깊은 둥근 어둠으로

무서운 얼굴이 된다.

누군가 우물에서 얼굴을 내밀고 올려다 볼것 같기도

했고 깊은 깊이가 주는 본질적 무서움이 두레박을

타고 올라오곤 했었다.


공동 수돗가가 사라지고 집으로 수도가 생기면서

나는 은빛 양동이 우물퍼기에서 해방을 맞았다.

그 후로 두꺼운 우물 뚜껑을 열어본 적이 없었고

나는 우물가에서 개구리를 보지 못했다.

개구리를 찾다가 문득 개구리가 우물 속에 갇힌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십 년 전 우물 뚜껑을 열자 깊은 칸칸의 흑백 속

빛나는 동전 같은 우물 속에서 개구리 한마리가

튀어나와 흑백의 발자국을 찍으며 가슴에 뛰어

앉았다.

가만히 쪼그려 앉아 개구리를 보자 개구리가 말했다.

소년아! 개굴 개굴 난 너의 지난 가난이야!

개굴 개굴 난 너의 지난 세월이야!

개구리 너를 두레박에 넣고 다시 은빛 양동이에

우물을 채우면 아버지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러

오실까

말타기 리어카 한번 못 태워준 이름 없던 동생은

다시 등에 업혀 손가락을 빨아 줄까?

개굴 개굴 개구리야!

그런 피리를 불어 보렴.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6-01 13:32:26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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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브루스안님의 댓글

profile_image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역사 속으로 사라진
동심같은 우물
많은 시인들이 우물을 소재로
시를 쓰는데
별로 성공한 사람 없듯이

님의 이번시도 조금은
아습지만
도전정신이  감동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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