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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리나 폴리세츠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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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5회 작성일 20-06-18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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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리나 폴리세츠카야



천장에 못박힌 여러개 샹들리에가 아무래도 하나로 겹치지 않는 밤이었다. 샹들리에 속으로부터 걸어나온 갈리나 폴리세츠카야는 썩은 나무토막을 안고 황금빛으로 번뜩이는 바닥 위를 미끄러져 나갔다. 


썩은 나무토막은 두개골이 새까맸다. 홀에는 아무도 없었다. 무너져내리는 유리창을 다시 일으켜세우려는 사람도 없었다. 썩은 나무토막에서 검은 봄비가 내렸다. 불 붙어 화알활 타올랐다. 딱정벌레와 풍뎅이가 그녀의 혈관에서 기어나왔다. 딱정벌레와 풍뎅이가 무지개 서린 각혈을 하고 있었다. 그녀가 입은 하얀 드레스도 하혈(下血)을 하고 있었다. 홍염을 엿보는 가시나무 넝쿨이 그녀의 가슴골에서 무너져내렸다. 가시나무 넝쿨이 형체 잃은 혀를 새하얀 드레스 위에 질질 흘렸다. 


갈리나 폴리세츠카야는 피가 멎지 않는 포도알처럼 피아노 흰 건반과 검은 건반 사이를 춤추어 나갔다. 끊이지 않고 연속되는 탯줄의 리듬과 선율 속에서 그녀 자궁 속 원시(原始)는 파랗게 질려갔다. 새하얗게 상아로 깎은 그녀의 근육이 자궁 속 태아를 목조르는 동안, 펄럭이는 드레스 위로 격하게 꿈틀리는 갈리나 폴리세츠카야의 다리 사이가 언뜻 비쳤다. 갈리나 폴리세츠카야는 심장에 비수를 꽂고 있었다. 그녀의 가슴은 갈라져 깊은 심연이 드러났다. 투명한 수정의 잔에 갇힌, 성스런 샹들리에가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었다. 후박나무가 고요한 것을 찬미한다. 


그날 밤 사람들은 홀에 모여 갈리나 폴리세츠카야를 기다렸다. 자정이 넘어도 그녀는 오지 않았다. 유리창 밖에서 짙은 어둠이 배 가른 사슴처럼 아프게 누워 있었다. 조금만 스쳐도 눈알 두개가 통각(痛覺)의 앞까지 또르르 굴러올 것 같았다. 그날 밤 이후 갈리나 폴리세츠카야를 본 이는 아무도 없다. 그날 밤, 어느 무명시인이 편백나무 잎으로 무언가 감싸들고 황급히 성좌(星座) 바깥으로 사라졌다고 한다. 제 발 뒷꿈치가 잘린 이야기를 담장 너머 가느란 석류즙으로 이마에 새긴 사람이었다. 길고 긴 순례 끝에, 그는 어딘가에 당도하기도 전에 죽어버린 것 같다. 


고백한다. 그 뒤로 가끔씩, 멀리로부터, 어떤 벨벳 촉감의 폭발음이 밤하늘처럼 내 고막 안에 던져지는 때가 있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6-22 08:23:22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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