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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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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9회 작성일 20-08-01 00:01

본문



장마가 그치지 않는다. 장마가 현관문 앞에 놓인 아버지 구두를 가지런히 놓는다. 장마가 실로폰 소리를 낸다. 장마가 화분(花盆)에서 여자아이 하나를 도둑질해갔다. 장마는 열일곱살이다투명한 물 흘러내리는 흰 담에서 젖은 등나무잎들이 학살당했다. 어떤 등나무 잎은 손을 번쩍 들려다가 죽었다. 이마를 관통당한 담장에다가 청록빛 페인트를 쏟아부었다. 


장마는 화가 나있다. 장마가 산사태를 일으켰다. 장마가 일가족을 흙 속에 묻었다. 빠알간 금붕어가 오락가락, 수정(水晶) 안에 갇힌, 어린 어미가 갓난애를 끌어안고 장마에 묻혔다장마는 일단 벽에 부딪친 다음 금 간 곳을 찾아 죽은 개의 신경 속으로 파고들어갔다. 검붉은 혀와 벌벌 떠는 안구(眼球)가 물의 흐름에 순응한다. 장마가 청록빛 풍선으로 부풀어올랐다. 청록빛 풍선이 폭발하여 싱싱한 내장을 길 위에 쏟았다. 장마철엔 들개들이 즐겁다.


장마는 투명한 소름이 돋았다. 장마의 등뼈에 서늘한 전류가 흘렀다. 끈끈한 것이 맑은 물에 씻겨내려간다. 실뿌리가 덜덜 떨린다. 장마는 내 통각 안에 깊이 들어가 길고 흰 뼈로 깨진 안경알을 끼이이 긁어댄다. 높이 융기하다 이내 가라앉는 복도들을 한없이 복도 안에 쌓는다. 복도마다 커튼이 닫힌다. 장마가 복도들을 첩첩이 쌓으면서 더 많은 복도들 안에 점차 갇힌다. 


가늘고 높게 뻗은 후박나무 가지 끝에서 아득한 밑바닥에서 장마가 몸부림친다. 녹슨 철조망을 꼬옥 붙잡고서 아이가 운다. 오르막길은 가팔랐고 젊은 어머니 종아리에 길고 깊은 상처들이 생겼다. 은어들이 간혹 튀어오르는, 검은 머리카락이 길게 길게 깔린 길이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8-06 16:47:18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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