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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통증은 한밤중에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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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맛이깊으면멋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77회 작성일 20-08-14 09:46

본문

아주 어릴 때, 불을 끄고 잠자리에 누우면

귓전이 윙윙 울렸다

"귓전이 윙윙 거려요."

"지구가 내는 소리란다."

한밤중, 지구가 내게 찾아와 말을 걸었고,

지구의 말에 귀를 기울이다 잠이 들었다

깊고 편한 잠이었다

이제는 지구가 내게 말을 거는 일이 없어졌다

귓전의 윙윙거림이 들리지 않았다

나도 더 이상 지구가 내는 소리를 들으려 귀를 기울이는 일 같은 건 하지 않는다

워낙에 시끄러운 소리들로 법석이었다

희한하게도, 참으로 희한하게도

그 자리로 통증이 찾아온다

낮에는 눈, 코 뜰 새 없어서

아파도 아프려니 지나친 것들이 떼로 몰려나온다

그러면 불면이다

지구와의 대화를 멈추는 것이 아니었는데...

이제라도 귀를 기울여야 하나?

귀를 대어 보지만,

지구가 내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여기서 쿡, 저기서 쿡

만세라도 부르겠다는 건가

우우우 통증들이 몰려나온다

왜 이들은 한밤중에만 오는지

숙면의 밤을 물린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08-17 13:18:55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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