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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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586회 작성일 20-08-31 21:53본문
물푸레가 푸릇한 하늘에게
느티가 물푸레의 주름진 가지들에게
이팝이 느티의 둥근 지붕에게
벚이 이팝의 하얀 쌀에게
소가 벚의 늠름한 둥치에게
참이 소의 오랜 그늘과 정신에게
은행이 참의 다람쥐와 도토리들에게
자작이 은행의 노란 지폐에게
먼이 자작의 먼데 자작자작거리던 소식들에게
이파리와 이파리를 놓아 만든 초록의 사다리
그렇게
빛을 찾아 오르다 등이 굽어진 너희 가지들
나무가 나무에게
가을이 나무에게
나무가 가을에게
그리고
나무가 나에게
내 마음이 나무에게
전하는
소소한 위로
잘 있었냐는 안부
그래서
이 계절 숲속의 빛이랑 잘들 지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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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빛날그날님의 댓글
빛날그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너덜길님을 날건달님으로 착각했네요.
시의 빛깔로 보아 박무웅시인님의 시
를 섭렵하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실수는 용서해 주세요) 시가 좋습니다.
너덜길님의 댓글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 오후 늦게 숲을 걷다가 쓴 시입니다.
원래는 퇴고하느라 시일이 좀 걸리는데,
오늘은 마음 가는대로 쭈욱 써 봤습니다.
좀 투박하지만 마음은 되레 상쾌해지네요.
박무웅 시인님의 시, 찾아 읽어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은미늘barb님의 댓글
작은미늘barb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너덜길님! 나무들의 소소한 위안과 안부가 너무 멋집니다.
시인님의 깊고 편안한 숲이 저에게도 시원한 바람으로
상쾌하게 불어 옵니다.
담담하고 깊으신 사유가 느껴집니다.
태풍이 오고 있습니다.
무탈하시고 어려운 시기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너덜길님의 댓글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작은미늘님, 좋은 시 늘 잘 읽어 감상하고 있습니다.
수상한 시절, 그나마 우리에게 숲이 있어
제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작은 위로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