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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계절,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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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애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595회 작성일 20-09-25 10:50

본문

여름이 지나면 살만해 질 것 같았다.
과부하가된 걱정거리가
더위와 함께 사라질 줄 알았다.
사라진 것은 더위 뿐이었다.
하늘을 나는 방법을 잊은 비둘기 처럼
나는 연신 머리를 바닥에 박으며 구구되었고,
느린 걸음으로 도망을 요했다.
이미 따라잡혔다. 나는
날 쫓던게 무엇인지도 모르는채로
그래서 결국 죽고싶어졌다.
붉은 혈을 튀지 않게 욕조에 모아
하수구로 흘려보내는 것은
내가 처음 맛보는 자유로움 중 하나일 뿐
빠르게 죽고싶은 마음만이
내가 살아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역설적인 새벽.
고통을 즐기기엔
내 미뢰는 이미 고통으로 빈틈이 없고,
나의 즐거움의 역치 또한 미지수

아파.

아프다고 이야기 해봤자
남들은 나보다 더 아프다.

아파?

이제 나는 여름을 끝낸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10-05 18:25:04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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