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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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시화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30회 작성일 20-09-26 00:32본문
풀잎의 독백
마음에도 뼈 있으면 좋겠다
찢어진 만큼만 아! 신음 내다
몸처럼 팔딱 일어날 수 있는
뼈 하나 있으면 좋겠다
출렁거릴 줄만 알지
돌멩이 하나에도
뇌관 터지는 호수, 터져도 보이지 않는 파편
차라리 얼리면 어떨까
뼈 닮은 고드름 다리 삼아
한 세상 거뜬히 걸을 수 있을 것 같아
눈도 비에 뼈가 생긴 거잖아
밟으면 뽀드득뽀드득 이 가는 소리 내는 것 좀 봐
얼음 빛내는 저 달 좀 봐
대패질에 뻣뻣이 등 보이잖아
눈물에도 뼈 있어
나갈 때 눈자위 긁어 붉어지는 거야
온몸 있는데 왜 마음 뼈 없어
연체동물처럼 바닥으로 기어 다니는 것일까
질긴 게 가죽 시간에 늘어져도 가죽
가시라도 뼈 삼아 일어나면
찌르면 찢어지는 것 주머니이기 때문일까
잡을 수 없어 쌓일 수 없어
그저 그저 흘려보내라 떠내보내라 저리
시내처럼 강물처럼
실 뼈 하나 없는 것일까
2020-09-22 KJS
댓글목록
날건달님의 댓글
날건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 직원들과 알콜과 함께 이런저런 얘길 나누었습니다. 돌아와 우리 시인님의 글 읽으면서 힘을 얻습니다. 이럴땐 첼로음이 최고인뎅... ㅎ
늘, 좋은 시, 많이 배웁니다. 편안한 밤 되시길요.
시화분님의 댓글
시화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셨군요. 힘이 되셨다니 기쁘군요..
늘상 이리저리 치이는게 마음인 것 같습니다. 다스리면서 살아가야 할 뿐 ㅠ.ㅠ
편안한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