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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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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10회 작성일 20-10-05 09:25

본문

골목의 기억

 

 

이화동 산동네

아직도 이 좁은 골목은

늙은이 등가죽처럼 마른 벽과

그저 그런 잉여의

어정쩡한 그림자들이 독해하듯

세월을 더듬는다.

멈춰진 시든 꽃처럼

흑백사진 속 배경의

지극히 낭만 적과

시대의 낙후된 머묾에

해묵은 허름한 발자국들이

근성의 누대를 기억하며

 

고층 뒤꼍 세입자처럼

빛 반 어둠 반 마르지도 젖지도 않은 통증이 자란다

등나무 줄기같이 전선들이 엉켜있고

흔하디흔한 오래된 말들이 골목마다 그득하다

암벽 같은 석축 옆 비좁고 어두운

낡은 계단으로 올라가는 철 마디마다

웅크리고 있는

퇴락한 생기 잃은 집들이 그저 바람이려니

 

희끗희끗한 노인이

가는 것만 남아있는 뒷모습과 보내기만 하는

존재가 순환되지 않은 채

이제 숙명이 되는 걸까

금성 라디오도 선데이 서울도

익숙한 그것들이 동묘 구제시장에서 나뒹굴듯이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10-07 12:39:59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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