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푸레나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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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562회 작성일 20-10-08 20:33본문
물푸레나무에게
바람이 잠시 네 우듬지 위에 앉았다
나도 잠시 네 둥치에 기대었다
빠르게 청설모가 내 발 앞까지 뛰어왔다
네 옆 상수리나무가 시기했다
이파리들이 빠르게 떨어지더니
어디론가 가버렸다
그들은 그들의 길을 걷는 거라고 했으나
그것은 떨어짐의 다른 말이었다
구름은 비를 던져 너를 위로했다
가벼운 느낌으로 던졌고
너는 포수처럼 안정감 있게 받아들였다
곧 겨울이 올 거라 했다
그러면 눈이 오실테고 우리는
눈을 눈으로 받아들이면 그만일 것이었다
눈 쌓인 겨울이 와서
떠나간 이파리들이 까마득한 소실점이 되면
우리는 눈으로 만든 공을 던지고 또 받으면서
서서히 잊혀져 가면 된다
망각을 깨뜨린 옹이에서 새 순이 돋을 때
우리는 미래로부터 돌아올 것이므로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10-13 13:16:53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바람이 잠시 네 우듬지 위에 앉았다
나도 잠시 네 둥치에 기대었다
빠르게 청설모가 내 발 앞까지 뛰어왔다
네 옆 상수리나무가 시기했다
이파리들이 빠르게 떨어지더니
어디론가 가버렸다
그들은 그들의 길을 걷는 거라고 했으나
그것은 떨어짐의 다른 말이었다
구름은 비를 던져 너를 위로했다
가벼운 느낌으로 던졌고
너는 포수처럼 안정감 있게 받아들였다
곧 겨울이 올 거라 했다
그러면 눈이 오실테고 우리는
눈을 눈으로 받아들이면 그만일 것이었다
눈 쌓인 겨울이 와서
떠나간 이파리들이 까마득한 소실점이 되면
우리는 눈으로 만든 공을 던지고 또 받으면서
서서히 잊혀져 가면 된다
망각을 깨뜨린 옹이에서 새 순이 돋을 때
우리는 미래로부터 돌아올 것이므로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10-13 13:16:53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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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미스터한공님의 댓글
미스터한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도대체 이런 시는 어떻게 쓰는지
겉에서 속을 우려내는 깊고 세밀한 관찰이 없으면 가능할까
그렇다 쳐도
시인이든 뭐든 따로 있는게 분명
쌤 그럴걸요
너덜길님의 댓글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처음 뵙는 것 같은데,
자주 좋은 시로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건필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