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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그때 꿈의 이분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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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60회 작성일 20-10-22 11:52

본문

가을, 그때 꿈의 이분의 일

 

 

 

온통 꿈결 같은 밤공기가 퍼지는 고요 속의 식물들처럼 너는 지나갔다

아침이 오기 전에 상처받은 마음을 데리고 헤매이던 숲 속에서 희망을 만났을 때

너의 모습은 떠오르는 태양의 둘레처럼 서서히 세계를 확장하며 자신을 빛 속으로 감춘다

 

새벽의 통증이 찾아온다

깨어남인지 깨어지는 것인지 의식이 예민하다

이것은 오래된 감정이지만 늘 새롭게 떠오르며 수면 위에서 반짝인다

 

마지막 사랑이 끝나는 순간을 기억하는 것처럼 생은

계절을 이기지 못하고 사라지는 식물의 자취 같은 것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는 것

 

얼굴에 바람을 맞으며 이 쾌적함으로 영원히 사라지고 싶을 때

가을은 그때 꿈의 이분의 일쯤을 돌려준다

길 위로 갈잎이 쏟아져 내릴 때 소리의 의미는 무엇일까

눈을 감고 잠시 멈추어 본다

커다란 파장에 어지러워 얼른 눈을 뜬다

 

우주가 팽팽하다 당기는 피부처럼 허공에 주름이 조금 잡힌다

나는 어디로 당겨지고 있는가

쏜살처럼 철새가 대오를 갖추며 날아가고 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10-27 13:58:36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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