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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간 간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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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86회 작성일 20-10-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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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간 간이역


육십 평생을 반으로 접어 그 역에서 기차를 기다렸다
기차의 예약된 시간은 가을잎처럼 흔들렸다
기적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개찰하려는 개찰원은 잠이 들었다
철로의 거리에는 잡히지 않는 시간의 거리가 벽을 이루고 있는 것이 보인다
철길 옆에 주저앉은 나무들의 기억은 볕 좋은 그때를 추억했고
오래전 출발해버린 객차 속 떠남은 형광등처럼 밝게 빛나고 있다는 것

머리 들어 멀리 바라보는 뒤쪽 역방향에서 사나운 사마귀 한 마리 날아간다
선로를 벗어 나더라도 다시 돌아오려는 본심은 늘 바쁘다
반으로 접인 나이 속에는 푸른 들판 지나는 기차가
속도감에 몸 맡겨놓고
바람의 실체를 밟혀낼 듯
줄일 줄 모르는 빠름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몇 달씩이나 몇 년씩이나 개찰하고 싶어 했던 그 역과
녹슬어버린 개찰구의 문에서 어떤 색깔의 표를 사용할 줄 모르는
어린 아기와 같은 웅얼거림
당신은 미아랍니다
나도 미아랍니다
지금까지 어디론가 가고 있다고 생각한 우리가 신기합니다

접은 시간의 허리에서 우드들 소리 듣고 있는 지금이
구름의 순간은 잠시 지나감을으로 아름답게 여겨지는데
그래도 갈 수 있다는 용기는
시간 속에서 유일하게 살아가는
역에서 알아낸
참 좋은 기차표 한장이었습니다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11-03 11:04:44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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