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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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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童心初박찬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8회 작성일 20-12-06 21:50

본문

최종병기

 

      박찬일

남비를 올려 놓고 불을 붙였다.

된장 찌게가 달궈지다 달달 소리를 내고 끓는다.

'남비를 위해서 불이 필요한 것일까?'

'불을 위해서 남비가 필요한 것일까?'

'남녀 사이에는 누가 누구를 위해 필요한 것일까?'

삶은 달걀을 까먹든 구운 달걀을 까먹든,

그리고 닭이 먼저든 계란이 먼저든,

지금 이순간이 갈등이라면 과감해 져야 한다. 

'더 이상 너에게 불을 주지 않겠어.'

아예 꺼버렸다. 미열도 남기지 않고 아예.

사랑이란 받을 줄만 알던 남자의 몸에 전달되던 여자의 열기가 끊겼다.

불이 꺼지고 사랑이 식었다. 남자의 피부에 공허함이 돋는다.

올려진 남비의 뚜껑 사이로 뜨거운 김이 빠진다.

그러나 닫힌 남비 사이에 그간 전달된 불의 열기가 가둬져 이미 익은 애호박 조각도 감자도 뜸이 든다.

알려주지 않아도 가슴 속에 담겨진 열기처럼 사랑은 시간 속에 뜸이 드는 것.

여자의 사랑은 남자의 가슴에 은근히 피어나 뜸드는 것.

관심 끊은 척 모르는 척 홀로 남겨 둘 때 꽃피는 뜸 잘든 찌게처럼,

맛이 들었다.

농이 들었다.

여자에게 시간은 최종병기다.

 

 

2020. 12.5 

[이 게시물은 창작시운영자님에 의해 2020-12-11 14:14:52 창작시의 향기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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