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가 있는 창 (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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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가 있는 창
- 화가 정승은의 마음으로 그리는 풍경을 보고
바람의 모양이 골짜기를 이루고 바람의 색채가 별빛으로 여울지는 곳 젖지 않는 비와 녹지 않는 눈이 내려 시간 뒤섞인 고요한 외침이 잎새 문 햇살로 반짝인다 입술 한껏 부풀린 꿈이 우연한 만남*을 기다린다
바위 틈새 귓바퀴 쫑긋 내민 달팽이와 굽이굽이 움츠렸을 언덕 위 만개한 꽃들이 닫혔던 책장 넘기며 낡은 매듭을 푼다 사막 한가운데 모래바람으로 날리다 운명처럼 부딪혀 발화하는 눈빛 너머
여백으로 남겨진 무형의 미래와 살갗 깊숙이 차오르는 형상의 결, 문턱에 새긴 궤적 만질 때면 한 걸음 밖 두 생이 떠나고 두 걸음 밖 한 생이 돌아온다 낯선 길목 오가며 씨줄 날줄 엮다 드넓은 설원 펼쳐 발자국 찍는 마음 한 점,
색색 손끝 내미는 약속 위로 무릎 맞댄 새벽이 뜨겁다
* 정승은 작품‘우연한 만남’에서 가져옴
댓글목록
홍시님의 댓글

조형의 언어 속을 맘껏 누비고 오셨나 봅니다.
시를 통해 공존한다는 것,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아름다움을 느껴며 찻물을 데워봅니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라라리베님의 댓글의 댓글

홍시님 처음 뵙네요 반갑습니다
소박하고 아름다운 전시회였지요
조금은 낡고 소외된 풍경 속 느린 마음이 그려내는 향기란
시와 모든 예술과 사람이 어우러진 아름다움입니다
말씀대로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며
차 한잔을 마시는 일인 것 같습니다
머물러주셔서 고맙습니다
행복한 일만 가득한 한해 되십시오^^
최현덕님의 댓글

오랜만에 시마을을 찾았더니 반가운 강시인님의 시향이 꽁꽁 언 몸을 녹여줍니다.
날로 날로 맛깔나는 시향에 큰 박수 보내며,
갤러리가 있는 창가에 우득 서 있다 갑니다.
새해에 문운과 복운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라라리베님의 댓글의 댓글

건강한 모습 뵈니 무척이나 반갑습니다
최 시인님은 여전히 활기찬 모습으로 역동적인 일상을
지내시리라 생각합니다
가끔은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전시회도 가고
시인님처럼 운동도 열심히 해야 하는데
요새 시절이 어두워 제대로 할 수 있는게 없지요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빨리 회복되었으면 하는
모두의 큰 바람이 이루어지길 소망합니다
바쁘신 중에도 간간이 보여주시는 시편도 잘 보고 있습니다
귀한 시간내서 들러주시고좋은 말씀 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