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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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556회 작성일 21-02-06 18:26본문
숲으로
폭설(暴雪)의 가면무도회가 열리는 복도에 자작나무들이 무성하였다. 입김이,
얼어붙어 예리한 결정들이 허공에 번뜩이는 입김이,
벽에 아이 하나를 칠해놓았다. 아이의 황홀이 자작나무 흰 살결과 꿰매져있다. 어느 늙은 시인이 흘러내리는 자신의 피부를 아이 위에 문질러 붙여놓았다. 어제 나는 그를 만났으며 그는 가면을 쓴 사람들 무리 속에 서있었다.
범선의 돛을 활짝 편 화음과 불협화음들이 각각 가면을 쓰고 복도를 떠돌고 있었다. 예리한 바람과 폭설이 뒤섞여
개의 주둥이를 단 남자와 물고기 머리를 한 남자가 유리 바닥 위에 무언가 토하고 있었다.
검은 의자 하나가 차가운 침묵 안으로 아주
깊숙이 들어앉아있다.
누군가 내 망막을 열고 안에 들어와 희미한 촛불을 켠다. 촛불 하나가 어둠 속에서 질식하고 있다.
댓글목록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지내시죠?
오래만에 시인님의 숲속으로 들어섭니다.
여전히 반짝이는 것들이 향기롭군요.
개의 주둥이가 토한게 머릿속을 헤집네요.
ㅎㅎ.
좋은 하루되십시오. 잘 보고갑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동안 안녕하셨는지요. 석류꽃님 시 잘 읽고 있습니다.
점점 더 짙어져가는 언어와 정신의 향기에 감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