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젖이 생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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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631회 작성일 21-02-13 00:29본문
쥐젓이 생겨 늙은 개가 뒷발로 윗등을 긁는다. 어린 생쥐가 물면 한 입에 가득찰 것 같은 분홍빛 종기, 목끈을 풀고 땅에 누우면 겨우내 배를 곯은 어린 들쥐들에게 한 통씩 먹이려는지, 목 뒤로 고개를 돌려 핥고, 발길질로 긁어 틈틈히 젖꼭지를 키운다. 어느 목숨이나 끊어져 누우면 어미가 되는 것이다. 유두가 실한 짐승처럼 잎자루를 바닥으로 향하고 낙엽 한 장이라도 떨어져 누우면, 시퍼런 위산이 하얀 거품을 내며 출렁이는 지구는 그 늘어진 배밑으로 들어 와 곯았던 젖배를 채우는 것이다. 캐낸 시금치 뿌리 같은 쥐젖을 입에 물면 46억 살 지구도 생쥐처럼 어려지는 것이다.젖을 먹고 자란 짐승들은 얻어 먹은 젖을 돌려 주려고 늙고 늙은 몸에 쥐젖을 키우는 것이다. 그 많은 쥐젖 다 빨아먹고, 뒤집기를 하면 그 많은 별들이 모빌이 되어 빙글빙글 돌아 지구는 목을 가누는 것이다.
오른 손가락 끝이 겨우 닿는 겨드랑이 옆이 가려워 안간힘을 쓰다가, 내 복벽을 툭 걷어차는 파도의 하얀 발끝을 느끼는 것이다.
댓글목록
소녀시대님의 댓글
소녀시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들쥐의 대반란으로 노벨문학상노미네이트 된것을
추카드립니다 영화로 각색되면 아카데미작품상도 조습니다
싣딤나무님의 댓글의 댓글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ㅎ 늘 신나는 소녀 시대 시인님! 쥐젖난 개에 대해서요? 짜지 말라는데, 하나 짰다가 부스럼 앉고 낭패 보았어요.
병원 데리고 가야겠어요. 근대 새해 복은 많이 받았겠쥬? 새해에도 시마을에서 이렇게 이야기 나누며 살았음 좋겠어요.
1활연1님의 댓글
1활연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멋진 시네요. 이런 어조 또한 감칠맛이 납니다.
기린이 질긴 가시를 씹어 넘기듯이,
거인의 시를 읽은 듯.
싣딤나무님의 댓글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활연 시인님이 시에 댓글 달아주는 것만으로도 우쭐해지는데
거인이라니, 올해는 쨍하고 해가 뜰 것 같습니다.
활연 시인님이 주시는 음악 선물들이 자주 제 감성의 물꼬를 트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