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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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275회 작성일 22-05-06 11:03본문
정물화
쿠사마 야요이는 맨살갗에
소금을 비비는 버릇이 있다. 검은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리고 빗질도 하지 않은 채 청록빛
심정지인 상태로 꿈을 꾼다고 한다. 섬흙 위에 빼꼼히 내민
얼굴. 목
바깥에서 피망을 닮은 의자에 앉아 있다가 유리창에
가득 채워진 에메랄드빛
바다를 바라보다가 망막 위에 불덩어리를 얹는다. 분홍빛 손톱 하나하나마다 그 위에
놓인 투명한 비늘들, 아주까리 마른 잎들이 타들어간다고 한다. 그녀는
처음에는 내 목 언저리에서 통증으로 머물다가
마치 해무가 퍼지며 해안으로 깔려들듯이 몽롱하게 내 폐 안으로 넓게 스며든다. 쿠사마 야요이는 황홀히 익어가는
새빨간 동백꽃 속에서 썩어가고 있다.
댓글목록
grail200님의 댓글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담담하게 써 내려간 내용에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특히나 [폐 안으로 넓게 스며든다]에서 따뜻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삼생이님의 댓글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쿠사마 야요이가 쪽발이 인가요? 글을 보니까
늙은이의 한심한 작태로 보입니다.
나이는 늙었는데 젊은 이 들 시가 들어 오는데 베껴 쓰고 싶고 니 능력은 없고!
한심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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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남의 시를 전혀 읽지 않습니다. 젊은이의 시는 더더구나 읽지 않습니다.
이 시는 젊은이의 시라기보다 아주 오래전 김춘수와 정지용 시를 바탕으로 한다면 할 수 있습니다.
이 시가 젊게 보인다니 아주 의외네요.
쿠사마 야요이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가, 그녀의 작품 두 개를 연속으로 실제 감상하고
쓴 시입니다. 그녀의 작품과 일생을 알아야 감이 오는 시입니다. 그때 함께 다큐멘터리를 보고 작품을 본
사람이 이 시를 읽고 무슨 이야기인지 감이 온다고 하더군요. 그냥 어떤 사실에 대한 시입니다.
이 시는 객관적인 관찰을 바탕으로 객관적으로 서술한 것들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쿠사마 야요이의
창조적 고통과 광기를 표현하기 위해, 제가 겪은 병의 감각을 이용했습니다.
콩트님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쿠사마 야요이가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오래전에 전시회를 한 적도 있을겁니다.
한국 사회도 그랬지만 동양인으로서 더욱이 여성으로서 서양에서는 얼마나 뼈를 깎는 고통이 있었을까요.
시를 통해 그녀와 시인의 삶이 오버랩 되는군요.
잘 감상하고 갑니다
건강하시고 시인님의 좋은 시, 여기 시마을에서 자주 뵙길 고대합니다.
고맙습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