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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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176회 작성일 22-06-13 11:44본문
설 밭
서류 첩첩 쌓은 산들이 내다보는 언덕 위 곱살스레 마른눈만 뜯는다 죽음 이후는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모르듯이 어둠은 어둠과 함께 차를 마신 적 있었다 살다 보면 때로는 곁방 같은 은신처도 있어야 안심이라고 어둠은 어둠에게 말하고 있었고 창문은 환하게 바깥공기를 들여놓았다 그리고 반년이 지났을 때 어둠은 나비를 선고받고 치유하지 않아 도린곁에 얼굴을 묻었다 꿈속의 나비로 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어둠은 눈 퉁퉁 부었다 며칠 밤낮을 목놓았다 어둠의 모갯돈을 손에 쥔 날 눈결에 윗길을 놓았다 어느 때와 달리 문 쥐에 박신거렸다 길꾼도 아니다만, 사래질 끝에 좁쌀 같은 깨 글씨 위 손을 풀었다 선소리 하나 없이 첫 돌은 눈물이 얹었다 앙금의 설 밭은 눈물보다는 길고 넓을 것이다 분명하다 눈물이 마른날로 해서 이 외눈 부처의 손이 간다면 앙금은 껑깔 없이 용두레다 정말이지 금 간 날 없이 만년 입다짐으로 잣눈 두둑 붙여 여 남은 설 밭 곱게 걸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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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도입부와 종결부가 잘 마무리 되어 감상하는 동안 편안했습니다.
시를 참 빚으셔서 감상하는 동안 미소가 저절로 납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숭오 시인님.
콩트님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외등도 가물거리는 골목 어귀에 서서 저 멀리 올려다 보이는 목조건물 2층 집 불 꺼진 창문을 끝없이 바라봅니다 바람에 커튼이 날리는지 유령인 듯 귀신인 듯 사람인 듯 유리창을 투시하는 제 영혼 속 단 한 번도 소리 내어 울리지 못했던 요령소리, 내 할머니의 상엿소리, 내 아버지의 만가처럼 길 잃고 방황하는 그 설 밭, 한 모퉁이에서 바람처럼 내 손을 잡아주는 시어들,
머물다 갑니다.
건강하세요, 시인님!
崇烏님의 댓글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넘 감사합니다. 이장희 시인님......아끼는 후배, 아니 30년 차는 후배도 아니지요. 어떻게 거래때문에
그러나 어떻게 보면 안됐고 어떻게 보면 참 성실하고., 제가 술 한 잔 되어 횡설수설 입니다.
이렇게 답글도 주시고 이렇게 제 영혼 올릴 수 있는 공간 마련해 주시니 넘 감사하다는 언제 뵈면
소주 한 잔 건네고 싶은 좋은 동료라 아니 선배 아니 뭐라 할 순 없지만, 문우 네 그러네요.
오늘 넘 감사합니다 . 이해해 주셔요 술 한 잔 마셨거든요
崇烏님의 댓글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콩트 시인님^^ 밤 깊습니다. 아직 자정을 넘기진 않았지만,
소주도 좋고 맥주도 그렇고 술 그득하니, 혹시 실수 하지 않을까
너무 감사합니다. 글로 뵈면 한 참 선배입니다.
거저 하루살이입니다. 어떤때는 우울하고 어떤때는 소심하고 어떤때는 걱정 가득 안은
그렇다고 어떻게 헤쳐나갈 길 없는 중생. 모르겠어요. 좋은 방도 있으면 찾아야 겠지요.
좀 더 멋있고 좀 더 즐겁게 살다 가고 싶은데...
참 어찌 보면 힘든 일입니다.
좋은 밤 되시고요 .
이렇게 머물러 주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방금 모임 끝나 인사올립니다.
grail200님의 댓글
grail20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崇烏님의 댓글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장문의 댓글 감사합니다. grail200시인님
오늘 좋은 하루 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