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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느지막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73회 작성일 22-06-15 09:19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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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어가는 해는 어제를 알까?
산 중턱에 심은 은행나무는 매년 살이 찌는데
은행잎은 여전히 어제에 머물고
바지는 푼수없이 불어난 엉덩이이가 문제라고 하는데
엉덩이는 고지식한 바지를 탓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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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좋다며 두루두루, 한둘에 붙들리면 영양부족이 됩니다
가라앉은 목소리로 천연스럽게 말합니다
다이어트는 맛없는 먹거리를 억지로 먹거나, 아님 굶거나
표정에 깊은 배려를 넣고 습관적으로 복창터지게 하는 매끈한 언사
막말로 도배한 고집스런 뇌화부동이 얼마나 위험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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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을 봉하지 않았는데 불평없는 존경은 흔하지 않다
쌓이고 쌓이다 열린 입은 참고 참다가 터진 둑과 같다
밥통을 잘라 내니 창자가 임시방편으로 거든다. 오로지
유일한 것은 가물에 콩 나듯, 맨바닥에서 뭐 나듯
하늘을 뚫는 기술이 발전하면 가뭄과 장마는 손쓰지 않아도 알아서 처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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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정리되지 않은 채로 너저분하게 나뒹구는 지금과 같을 것이다
고집불통을 믹서기에 넣고 갈아버리면 투명해지나
있는데 보이지 않는다면 어처구니가 빠진 것이다
뒤섞인 혼란은 순수한 물과 어떻게 다른가
빛이 지나는 길에 딴지를 걸면 그림자기 생긴다
한칼로 투명을 두동강 냈다 베인 자리에서 쓴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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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을 내리자 불빛은 방안에 갇힌다 철창이 된 커튼
주연배우를 떠나 보내고 무대는 새로운 줄거리를 찾아 나선다
상연 시간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가족과 함게 꾸려가는 연극, 대사는 즉흥적이며 따로 정한 시나리오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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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한 적 없는 보상을 샅샅히 뒤져보았지만 귀찮게 보채지는 않았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은 부고장을 돌리기 전에는 사그라들지 않는다
고장난 하트가 두팔을 둥글게 모아 머리에 꽂고 사랑한다고 거짓말 한다
외톨이가 된 하트는 마음을 싸게 팔았기 때문이다
인정머리는 동정심을 비싸게 팔아먹으려는 숨은 의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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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것들은 대개 실제로 실제하는 것처럼 속이지만 머지 않아 동티가 난다
시야가 하도 설쳐대니까 안 보이는데 보인다고 따라 가지만 실은 세상에 안 보이는 것 투성이다
안 보이는 것을 볼려고 요동치지 말고 보이는 것이라도 보고 살아라
그래도 벅차다
사람은 보고 싶은 것에 꽂혀 산다
시야로 사방에 담을 쌓고 혼자 들어앉으면 세상을 등지고 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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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오해가 소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지만 뻔하니까 시종 화기애애 하다
콘크리트 철벽은 지금도 공개와 비공개를 두고 싸운다
하루의 집합은 달력에 있다.
말쑥하게 차려 입은 속빈 강정
빤히 보이는 데 잡히지 않는다
빛에 홀려서 어둠을 경시했고, 어둠에 홀려서 빛을 경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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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통해 나의 생각을 업그레드한다
푸르게 빛나는 창공을 무심코 흘러가는 구름이 잡을 수 있나
구름은 가지각색이지만 하늘은 푸른색 하나다
눈높이는 키를 닮아가지만 눈빛은 높낮이가 들쑥날쑥 아무데나 쑤시고 들어온다
한마디로 개차반, 손 안에서 손 밖에 이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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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를 흔드는 여우
속셈이 웅크린 잉여물자를 감추기 위한 요술로 홀린 엉너리
모락모락 피어나는 연기 속에 의심을 감춘 응큼한 놈
속전속결에 숨겨진 술수, 얼김에 꼬임수를 놓치고 돌아오지 않는 배를 탔다
자욱한 연기에 설레발을 밀어넣고 얼렁뚱땅 담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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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에서 빗겨선 공정
너보다 나는, 우리 중에 나는, 비교적으로 희석하고
커다란 새장에서 마주보고 사는 우리
숨어 있다고 믿는, 구석진 곳에 눈감은 저울이 있다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문맥이 상황 불편함을 조율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대면되는 상태에서 문맥이 있음을 창출하려 하지 않아
부와 거리가 생기면서 망실이나 훼손의 경지에 들어섰습니다
형상되는 양상이 존속의 힘으로 조율되면서 우수의 형상과 질을 체감하게 합니다
창조의 힘이 가세하지 않아 또 불안으로 진입되는 우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