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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징거리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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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정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24회 작성일 15-07-25 20:15

본문

 

징징거리는 하루




어긋난 예보, 삐뚠 성격을 탓하지 않겠노라. 神과 맞장뜰 수 없다는 것을 진즉 알았기에, 천금같은 하루가 베란다 구석에서 종일 징징거렸다. 헐렁해진 구멍마다 들락대는 어리석은 치기. 산정(山頂)마다 훅 달아오른 오후 햇살, 벌거숭이 오후 햇살은 버르장머리 없는 손모가지를 향해 가시눈을 치켜뜨고 내 머릿 속 두서없는 기억을 끄집어낸다. 사실인 즉, 몹쓸 기억은 분간없는 망령일 뿐, 애써 지우고 무릇 지워내는 야릇야릇한 백개의 알맹이, 백개의 단어로 그럴싸한 천상을 기워내고 꽃 만발한 지상 낙원을 꿈꾸는 길 끝 행려자의 행장. 얕은 샘을 퍼올리는 이정잃은 삶. 비 내려 첫물지는 것을 두려워 마라, 한없이 가벼운 존재라도 희망을 의미없이 패대기치지 마라. 門門마다 욕찌기 시원스레 퍼붓는 어린 룸펜이어도..., 빨래건조대 체크무늬 셔츠가 종일 바람에 간드랑거렸다.


 

 




글쓴이 : 박정우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7-28 10:08:50 창작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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