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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작질 / 최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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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동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36회 작성일 15-07-0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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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작질 / 최경순


모든 꽃
무더위에 눌려 고개 툭툭 바닥에 눕는다
나 홀로 밤을 능가하며 우뚝 솟아
한 뼘 두 뼘 키를 재더니만
요염한 율무기 돌벽을 타고
달빛 그림자 흔적을 지우며 월담을 한다
허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독을 품은 통꽃의 혀로
분홍 입술을 치켜세워 감싸며
요염한 자태로 꼿꼿이
행인 발목을 휘감으며 수작을 건다
유월은 진작에 넘어갔고
이제 갓 피기 시작한 설익은
칠 월이 문턱에서 멍하니 눈도장을 찍네
장맛비에 목이 댕강 잘려 나가도
한치 흐트러짐 없이 똬리를 트는 율무기
서럽다 눈물짓지 말라고
파르르 독을 뱉는 능소화야
피고 지는 이 땅 위에
천 년 동안 뿌리박고
이듬해에도 웃으며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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