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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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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水草김준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617회 작성일 15-08-12 13:32

본문

복권

 

회색 하늘에 짓눌린 날씨가 을시년스럽다

삶을 어루만지는 사람들

도시의 길거리에 늘어나는

포장마차도 한산하다

얼어붙은 불경기에

가난한 삶이 더욱 얼룩져 있다

 

붕어빵을 굽고 있는

화장기 없는 젊은 여인은

지난날 내 아내의 모습을 닮았다

저 여인과 나는

얼마나 많은 가난한 사람 중에 하나일까

 

막차를 남겨둔 터미널 매점 좌판에

복권이 언뜻 손짓을 한다

화살 통을 멘 각 조의 명사수가

가난한 백성을 위한

세종대왕님의 윤허를 기다리고 있다

 

행운의 미소가

내 가난한 지갑을 만지작거린다

따끈한 붕어빵 한 봉지를 받아들고

복권을 덤으로 건넨다

 

여인은 천만분의 일 쯤의 행운을

붕어빵 포장마차 천장에 매달아 놓고

주어진 삶을 애무하리라

 

삶의 피로를 녹여줄

보금자리로 향하는 사람들이

막차에 가득히 오르고 있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8-18 08:54:48 창작시에서 복사 됨]
추천1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란 결국, 삶의 이야기

요즘은 삶에서 괴리된, 뜬 구름 같은 생경한 글들도 많지만..

복권

그 한장에서 삶의 애환과 그것에 대항하는
소망을  읽어내는 시심이
아무런 저항없이 읽는 이의 가슴에 젖어듭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은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水草김준성님
고운 시를 즐겁게 감상하고 갑니다
우선 붕어빵에 구미가 당깁니다 ㅎㅎ
그 옛날 강산이 두번이나 바뀐 어느날 복권을 사 봤지요
헌데 딱 십만원이 당첨 됐어요 ㅎㅎ
오늘날까지 네잎 클로버도 한장 눈에 띤 적이 없는데 ......
행운이란 쉽게 오는것이 안인것 같아서 요행이란 꿈을 포기 했습니다
시인님의 고운 시심 속에 만감이 교차 되는 상념에 젖어 봅니다
고운 밤 되시옵소서 시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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