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럭우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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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심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627회 작성일 15-08-18 12:14본문
우럭우럭 / 심월
천수만에 해가 질 때 노을을 보았느냐
광천김이 왜 맛있는지 답을 알거다
보령호에 밤이 이슥해지면 수목집에 불이켜진다
관사에 불이 들어오면 두물에 우럭이 모여든다
쏘가리 릴대 하나 챙겨들고 총알하나 장착한다
CCTV를 무시하고 슬그머니 철책을 넘어 스며든다
또다시 개구멍 하나를 통과하면 20미터 깊은 바다에
바다새가 하늘을 낮게 날고 은밀한 사냥이 시작된다
불빛은 한껏 자제하고 모든 것은 침묵으로 일관한다
휘릭, 총알이 50미터 이상 날았다가 첨벙 내리꽃힌다
마음속으로 다섯을 헤아리다가 낚시줄이 늘어지면
힘껏 한 번 챔질을 했다가 슥슥슥 감아들이노라면
호기심많고 먹성좋은 우럭들이 덥썩덥썩 물고 늘어진다
잔잔한 입질은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쩍 달라붙는 느낌이 들면
반사적으로 챔질을 하고 정신없이 감아들인다
묵직한 손맛과 함께 가슴이 벌렁거리고 엔돌핀이 솟는다
이윽고 수면으로 들어난 우럭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
두눈을 한껏 치켜뜨고 우럭우럭 시위를 하며 독침을 세운다
[이 게시물은 시마을동인님에 의해 2015-08-23 07:37:24 창작시에서 복사 됨]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소싯적 낚시질 잘하는 형들이 '올라온다, 붉바리!'하던 시절이 생각납니다
우럭관 비교도 안되는 어족의 황제라
늘 부러움이었죠
낚싯대가 부러질 뻔 했다는 등...
감사합니다!
심월님의 댓글
심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붉바리는 소위 말하는 황제어종입니다. 다금바리로 불리지요.
잘 잡히지도 않지만 워낙 고가의 고기로도 유명합니다.
필리핀 등지에서 속고 먹는 고기가 바로 그 어종이지요.
저는 우럭이나 망둥이도 좋아합니다.
낚시는 일종의 환상같은 기분입니다.
방문 댓글 감사드립니다.
최정신님의 댓글
최정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필리핀 고기 진~~~짜 맛 없어요
저 우럭 회 뜨면 살살 녹겠습니다
낚시는 문외한이라 감이 근접하지 못할 글제지만
감상만으로도 침이 꿀꺽 합니다
*게시판에 꺽쇠< >명령어를 쓰실 때는
맨 아래 죄측에 연필, < >, 돋보기, 그림이 있습니다
그 중 < >를 클릭하시고 < >명령어를 넣어 주시면
게시판에 명령어가 안보이고 실행이 됩니다
우직한 충청도 멋쟁이로 오래 뵙길 바랍니다^^*
심월님의 댓글의 댓글
심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신님이 문외한이란 말도 하시니 팔할이 바람이었다는 서정주님이 생각나네요.
나는 평생을 시만 쓰다가 가신 그런 분들을 폄홰하는 오늘의 시인들이 마구마구 밉습니다.
앙가쥬망이니 쉬르 리얼리즘이니 운운하면서 기똥찬 아이디어를 훔쳐 구걸한 시를 내놓고
내가 이런 사람이다 해대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힙니다. 어떤 시가 좋고 어떤 시가 나쁘다는
편견은 가장 못난 이기주의입니다. 우리는 감동없는 시를 써놓고 감동받으라고 윽박지르고 있습니다.
평생을 습작이나 하다가 가도 서럽지 않습니다. 이 길에 들어선 이상... 댓글,격려 모두 감사드립니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