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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5年 07月 09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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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31회 작성일 15-07-1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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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5年 07月 09日


    아침부터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연세가 85세이신 고령의 모 선생님의 책(먹구의 푸념)을 읽었다. 비 오는 날을 무척 좋아하셨는데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어릴 때 농사일을 나가지 않아서 좋았고 그로 인해 유일한 휴식시간이 마련되어 책을 읽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나마 밤에는 가마니 짜기와 새끼 꼬기를 해야 했으므로 밤공부도 자유롭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니까 일제 강점기 시절이었으니 시대가 얼마나 암울했던가! 지금은 그때 비하면 모든 것이 풍요롭다. 이 빗소리가 고요한 아침을 만든다.

    아침 먹고 아내는 두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준다.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가운데 모닝에 두 아들을 태우려니 비좁다. 이렇게 비가 오니 위험하기도 해서 차를 바꾸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작년에 아내의 차를 팔면서 형편이 나아지면 새로 사겠다고 했지만 여간 여유가 나지 않았다. 덩치가 산만한 아들 둘 태우고 가는 아내의 뒷모습에 그만 형편이라는 것은 생각할 수 없었다. (아내는 그간 아무런 불평 없이 모닝을 타고 다녔다)
    사동 개장하고 현대자동차에 전화해보고 견적을 뽑고 현대리스에 자동차 관해서 물어보았다. 사업하는 이는 경비 차원으로 여러 가지 이점이 있겠다 싶어 리스로 마음으로 택했다. 그러니까 오후에 리스회사에서 담당자가 왔다. 경산에 다른 볼 일 있어 이참에 들러 인사하러 왔다. 내일 아침 더 자세하게 견적을 뽑아오겠다는 말을 하고는 돌아갔다.

    최 씨와 소고기국밥 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오늘은 운 좋았다. 그나마 빈자리도 있었다. 다 먹고 나오는데 꽤 줄을 이은 모습을 보며 나왔다.
    오늘은 일이 없어 본부에 앉아 도올 선생의 강의를 들었다. 최 씨가 오늘은 뭐하냐고 물었는데 조감도에 일단 가서 실습하게끔 했다.

    오후 3시 커피 교육했다. 우리 인간이 커피를 알고 먹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역사를 이야기했다. 간간이 독서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는데 오늘은 그 느낌을 약간은 받은 듯하다. 커피만 판다고 해서 영업을 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커피는 나를 포함해서 파는 것이기에 인간을 알고 인간의 심성을 알아야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겠나 싶어도 나를 사소하게 여기면 미래는 없다. 그러니 조그마한 가게를 운영해도 나의 철학이 없으면 이끌어가기는 몹시 어렵다. 고객은 나의 철학이 확실한 가게에 오지 그렇지 않은 가게에 가지는 않는다. 철학이 강한 곳은 가격의 지배에 어느 정도 떠나게 된다. 그것은 그만큼 믿음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카페의 장은 메뉴만 잘 만든다고 될 일은 아니다. 카페에 찾아오시는 손님은 여러 부류의 사람이 오기 때문에 다방면의 지식을 갖추어야겠다. 너무 거창한 비유를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엊그저께 정조임금을 일기에다가 적은 일 있다. 정조는 조선에 두 번째 가는 성군이다. 성군이기에 앞서 대 학자였다. 그 깨침이 없었다면 어떻게 실학을 받아들이고 정치에 반영할 수 있었을까! 나의 가게에 성군이 되고자 한다면 누구보다도 많이 배워야 한다. 배우지 않고 어떻게 좋은 생각을 반영할 수 있으며 이끌어 갈 수 있겠는가! 칼디가 커피를 먹고 죽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업하기에는 이 사회는 너무 진화했다. 커피와 더불어 각종 서비스 시장에 두루 경쟁을 갖추어 새로운 시장을 이끌고 새로운 변화로 주도해 나가야 한다. 새로운 생각으로 상품화하고 군중을 모으는 역할은 업계를 맡은 장으로서 지대하다. 커피를 파는 것에 앞서 커피의 지식을 덩달아 파는 것도 되니 어찌 커피 하는 사람이 커피를 모른다면 말이 되겠는가! 그러니 어느 정도는 커피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게 된다. (이 말을 아주 강조했다.)

    오후 5시, 최 선생과 구 선생이 앉은 가운데 부탁을 했다. 근무조건에 관한 이야기였다. 근래 최 선생께서 자주 비는 일이 있었다. 조금 더 가게에 신경을 써 주셨으면 하는 바람과 서로의 팀워크가 잘 맞았으면 해서였다.


각주]
*논어강의, 기세춘 684p
    책을 읽다가 독서의 관한 좋은 글귀가 있어 발췌해 놓는다.
    “육경과 여러 성현의 글을 읽어야 하지만 특히 ‘논어’만은 종신토록 읽어야 한다. 삼례三禮에 대해서는 잡복雜服의 제도만 알면 명문의 후예라 할 것이며 ‘주역’을 읽어 추이推移 왕래往來의 자취를 살피고 소장消長 존망存亡의 이치를 증험한다면 천지를 아우르고 우주를 망라할 수 있을 것이다. 여력이 있으면 ‘산경山徑’·‘수지水誌’도 읽어 견문을 넓히며 혹 아내가 빚은 술을 권하고 흔연히 취하여 ‘초사楚辭’를 읽으며 울적한 기분을 푼다면 명사라 칭할 만할 것이다. 이처럼 독서 한 가지 일로 위로는 성현을 좇아 짝할 수 있고 아래로는 무지한 민중을 길이 일깨울 수 있으며 귀신의 그윽한 정황을 알 수 있고 왕도와 패도의 계책을 밝게 인도할 수 있으니 날짐승과 벌레의 부류를 초월하여 우주의 위대함을 지탱할 수 있다. 그러므로 독서야말로 우리 인간의 본분인 것이다. [여유당전서/1집/권18/위윤혜관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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