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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8年 12月 06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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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8회 작성일 18-12-06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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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81206

 

 

     아침에 비가 왔다. 오전은 흐리다가 오후는 대체로 맑았다.

     카페 소독하시는 모 사장께서 오셨다. 아침에 한 시간여 동안 소독했다. 사장은 아무래도 분가하신 듯하다. 전에 사장은 사고로 일을 그만두었다고 하는데 사업자가 바뀌었다. 계좌번호도 바뀌었다. 나는 전에 사장은 본 적도 없으니, 일이 그런가 하며 믿었다.

     자동차 전기 충전하는 업소에서 한 사람이 다녀갔다. 주차장에 전기충전소 설치를 두고 상담을 받았다. 전기는 한전에서 된다. 유료로 처리하며 두 대를 설치할 수 있다고 했다.

     울진에 전화를 넣었다. 결재를 부탁했다. 화원에 모 씨께서 전화가 왔다. 전에 보낸 커피와 어제 보낸 커피, 송금에 관한 일이었다.

 

     밀양으로 출발했다. 비트잇 들으면서 잠은 쏟아지고 음악을 틀고 아주 크게 틀면서 커피를 배달했다. 독순술(讀脣術)이 필요 없는 사춘기를 들으면서 잠은 쏟아지고 온몸을 틀면서 크게 틀면서 커피를 배달했다. 눈 콕콕 집으면서 살짝 잠은 쏟아지고 우람한 소리에 우람한 자동차에 우람한 속도를 올리면서 잠은 쏟아지고 온몸 온몸으로 커피를 배달했다. 나무는 나무들은 졸고 졸면서 바람에 허우적거리고 앞차도 졸고 뒤차는 졸면서 앞질러 가고 잠은 쏟아지고 마이클, 마이클 잭슨의 비티잇을 아주 때렸으면 그렇게 온몸 온몸으로 커피를 배달했다. 고막을 터트리고 강하게 아주 강하게 긴 동굴을 뚫고 지나면서 높은 교각 위를 달리면서 그렇게 커피를 배달했다.

 

     밀양 천 사장과 점심을 함께 했다. 식사 후 밀양에서 가장 큰 카페를 짓고 있는 공사장에 다녀왔다. 대지는 2천 평쯤 되었다. 모두 정원으로 꾸몄고 카페는 약 300평정도 규모였다. 1층과 2층을 둘러보고 옥상도 올라가 보았다. 오늘 아침에 읽었던 신문이 지나간다. 내년도 최저임금 상승에 공장 폐업이 많다는 것과 이제는 이 나라에 제조업을 한다는 것은 미친 짓이라는 그 어떤 내용이 언뜻 지나간다. 그렇지, 그렇다고 인구 10만도 안 되는 도시에 이렇게 큰 카페를 지어 타당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그것도 도로망도 좋지 못하고 앞은 산이 턱 막혔고 그 아래는 물이 흐르는데 들어가는 길도 잘 포장된 곳도 아니었다. 참 암담한 현실을 보았다. 공사장 입구에는 분명 카페 오*라 공사현장이라고 써 붙어 있었다. 하기야 고액 과세 체납액이 5조가 넘었다고 했던가! 세금만 몇 백억 씩 되는 사람도 꽤 많은 자본주의 국가다. 이렇게 큰 카페를 짓는다고 해봤자 100억 공사도 아니지 않은가! 돈 있는 사람이 돈을 써야지 누가 쓸까! 하지만, 카페밖에 할 수 없는 대한민국인가! 참 암담하기 그지없다.

     여기서 천 사장 댁이 가까워 집도 가보았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신혼집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집들이 선물이라도 장만했을 텐데, 갑작스럽게 집 소개를 한다니 잠깐 가 보았다. 전에 한 번 왔었다. 고택 건물로 리모델링했다. 건물은 약 75년 된 한옥이다. 이 집 대들보에 좌측과 우측에 자와 자가 있고 그 사이 昭和 18年 五月 十五日 立柱上樑이라 적혀 있었다. 소화라는 말을 참 오래간만에 읽었다. 역사책에서나 볼 수 있는 말이다. 일종의 연호다. 즉 황제가 연도를 알아보기 쉽게 정한 이름이다. 중국에서나 볼 수 있는 말인 것 같아도 일본도 이 연호를 사용했다. 일본은 섬나라지만, 중국 정치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아 우리처럼 중국을 사대하지는 않았으니 독자적인 연호를 사용했다. 일본은 전 천황이 죽으면 즉시 새 연호를 사용했다. 그러니까 소화 앞이 대정, 일본 말로 다이쇼 시대가 끝나자마자 히로히토가 즉위하면서 소화라 했다. 소화 원년은 19261226일이었다. 그러니 소화 18년이면 1944년에 이 건물을 지었다는 말이겠다. 전에 이 건물을 보았을 때는 초라한 기와집이었는데 오늘은 아주 새로웠다. 천 사장 말로는 집 수선하는데 집 한 채 값 정도 들어갔다고 한다. 하여튼, 오늘 집 구경을 잘한 것 같다.

 

     밀양 신혼 집 고택을 보다가

     대들보에 상량을 보았다. 소화 18년 오월 십오일 뒤틀린 서까래가 걸쳐있는 낡은 기와집 세월은 그렇게 무성히 지나갔다. 오랫동안 태양은 뜨고 태양은 지고 귀신처럼 홀로 앉았다가 소달구지 몰며 지나가는 사람들 보고 자동차가 지나갔다. 한 세대가 지나가고 또 한 세대가 지나갔다. 멀리 아주 멀리 떠나간 사람들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입 꾹 다문 창으로 벚꽃이 피고 살구꽃 피다가 국화가 지나갔다. 눈보라 치던 어느 날, 하얗게 입은 드레스와 검은 양복 신사가 찾았다. 검은깨 쏟아지는 세상을 다시 만났다.

 

     밀양에서 곧장 청도로 향했다. 우 사장 가게에 커피를 배달했다. 여기서 커피 한 잔 마셨다. 우 사장께 부탁을 했다. 혹시 남는 의자 하나 있으면 주실 수 있는지 싶어 물었는데 선뜻 의자 하나를 주신다. 값을 치르겠다고 말씀을 드려도 굳이 받지 않으셨다. 다만, 다음 올 때 직접 쓴 책과 책이 있으면 좀 챙겨달라고 했다. 정말 고마웠다. 본부 내 머무는 자리에 의자가 낡아 부탁을 했다.

     저녁은 고미정에서 먹었다.

 

 

    和子由澠池懷舊화자유민지회구 / 蘇軾소식

 

 

 

     人生到處知何似 應似飛鴻踏雪泥

     泥上偶然留指爪 鴻飛那復計東西

     老僧已死成新塔 壞壁無由見舊題

     往日崎嶇還記否 路長人困蹇驢嘶

     인생도처지하사 응사비홍답설니

     니상우연류지조 홍비나부계동서

     노승이사성신탑 괴벽무유견구제

     왕일기구환기부 로장인곤건려시

 

 

     사람 살아가는 곳곳 무엇이 같을까

     대답하여 나는 기러기 눈밭 위 걷는 것과 같다.

     진흙 위 우연히 새 발자국 남겼으니

     기러기 하늘 날고 어찌 동서를 가렸으랴

     노승은 이미 죽고 새 탑이 섰고

     벽은 허물고 옛 써놓은 글자 볼 수 없었다.

     지난 날 기구했던 일 다시 기억하는지

     길은 멀고 사람은 지쳐 절뚝거리는 나귀와 그리도 우는 것을

 

     민지澠池는 하남성 낙양 서쪽에 있는 고을 이름이다. 건로蹇驢는 지쳐서 절름거리는 나귀, 기구崎嶇는 험난한 삶을 말하고 괴벽壞壁은 벽이 허물어진 것을 말한다. 아마 세월에 낡은 것을 뜻하지 싶다.

 

     論語 述而 9

     子食於有喪者之側, 未嘗飽也

 

     공자께서는 상가 집에서 식사는 배부르게 잡숫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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