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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8年 12月 08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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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4회 작성일 18-12-08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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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81208

 

 

     맑았다. 기온이 꽤 떨어졌다. 공기가 차 그런지 몰라도 먼 산이 선명했다. 미세먼지가 북풍에 싹 씻겨 나간 것 같았다.

     토요 문화 강좌 개최했다. 새로 오신 분이 있었다. 올해 스물다섯이었다. 교육 소개가 있었고, 내가 쓴 책을 소개했다. 젊은 날에 어려웠던 시기 한 토막을 얘기했다. 카페 조감도 홍보를 아끼지 않았고 어제 문학회 모임에 있었던 이야기를 했다. 두 분의 선생께 내가 쓴 책을 한 권씩 드렸다. 초창기에 썼던 커피 향 노트를 드렸다. 동기부여가 되었으면 해서 한 권씩 드렸다.

     곧장 결혼식 다녀왔다. 24년 전에 다녔던 무역회사 조 이사님 자녀 결혼식이었다. 전에는 맏이 아들이었지만, 오늘은 딸이었다. 그때 다녔던 직원들 대부분 볼 수 있었다. 최 씨도 김 씨도 정 씨도 그 외 다수의 사람들 보자마자 내 늙은 것은 생각하지도 않고 상대의 흰머리와 세상사 고난의 파도라도 한차례씩 밀려오고 밀려갔는지 지친 얼굴들이었다. 반갑기도 하고 잘 사는 건지 궁금하기도 하고 세월은 지났어도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성품도 있었다. 그것처럼 나도 그렇게 보였을 것이다. 식을 보고 우리는 모두 식당 한 자리를 꿰차고 앉아 그간 소식을 주고받으며 식사를 했다. 식사 마치고 그 옆인 스타벅스에서 커피도 한 잔 마셨다. 자리도 없는 이 비싼 커피집으로 온 것이 좀 마음에 걸렸다만, 그 옆 하바*커피 집은 자리도 너른데 말이다. 30분여간 서서 기다리다가 자리가 났다. 모두 열댓 명 되었는데 이열 종대로 앉았고 회장님께서 중앙에 앉았다. 현직에 몸담고 있는 분이 두세 분 말고는 모두 예전에 퇴직한 사람이다. 모두 공구 관련을 다루었으니 공구 업종을 창업했거나 그와 같은 일을 한다. 나만 아주 별종이었다. 회장님은 그간 내 소식을 줄곧 들었다고 한다. 그래도 경*에 있다가 나간 사람 중에는 내가 성공했다며 여러 말씀을 아끼지 않았다. 오늘도 아주 신기한 듯 말씀을 건넸으며 나는 또 예의를 갖췄다. 한 시간여 동안 담소를 나누다가 우리는 모두 파했다. 새로운 사람 두 분을 알 게 되었다.

     곧장 대구 남구 M*I 교육장으로 향했다. M 교육장도 참 오래간만에 갔다. 몇 달 만에 일이다. 원래는 2시쯤에 갔어야 했는데 아까 급작스런 모임으로 시간이 늦었다. 내가 도착했을 때는 김 사장께서 거의 교육이 끝나는 시점이었다. 모두 10여 명이 앉아 있었는데 모두들 반겨주었다. 너무 오래간만에 들러 그런지는 모르겠다. 다들 반갑게 반겨주었다. 실체 없이 이름만 떠돌다가 실체를 보았을 때 무슨 안도감 같은 것일 게다. 오늘은 어디를 다녀도 인기 최고였다. 뭔가 대단한 사람도 아닌데 마치 대단한 일이라도 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직은 쓰러지지 않았으니 대단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지 버티고 이겨나가야겠다.

     M 회원들과 중국집으로 모두 향했다. 자장면을 주문했고 탕수육이 나왔다. 나는 아까 오래간만에 먹은 호텔 음식에 더는 먹지 못했다. 거저 탕수육 한 점씩 예의상 집으며 이야기를 들었다. 옆에 김 사장 이쪽 옆도 김 사장이었다. 물론 앞에도 김 사장이었다. 김 사장의 얘기만 귀담아 들었다. 태국 어디 골프를 다녀왔었는지 마사지도 있었는지 아가씨가 팔을 비틀었는지 아주 비틀어서 탈골이 되었다든지 그 아가씨가 꽤 예뻤다며 그런 아이들만 뽑는 외국물에 폭 젖은 얘기였다. 나는 그런가 싶어 고개만 끄덕이다가 미소만 살짝 떴다. 아는 게 없었으니까. 그렇다고 어제는 모 시인의 시를 읽었는데 꽤 괜찮았다며 하는 이런 얘기는 이런 분위기를 다 깨뜨릴 수 있으니까. 거저 젓가락을 집었다가 잠시 또 놓았다가 들려오는 얘기를 유심히 듣기만 하다가 나는 나왔다.

 

     결혼식 다녀오면서.

     라면 국물에 밥 말아먹고 나오는 날은 그런대로 뛸 만했다. 밤마다 술이었으니, 뛰면서 검정 넥타이를 매고 이미 지나가는 버스를 구태여 손 흔들어 잡아타고 갔다. 매장까지 또 허겁지겁 뛰었다. 상사의 눈치를 보고 비를 들고 바닥을 쓸며 오늘은 돌림 방에 안 불렸으면 했다. 한 번 호명되어 다녀오는 날은 눈물이 났다.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일방적 언어 행사에 가슴이 미었다. 그러면서도 광주로 향하는 날은 새벽이었고 함께 간 동료는 전사였다. 한 해 선배지만 입사 동기라 존칭과 비어로 티격태격하다가 밥은 늘 같이 먹었다. 팔팔한 나이 팔팔 고속도로에서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겼다. 그렇게 달리다가 서로 안 죽겠다고 사표를 썼다. 그리고 몇 년에 한 번씩 일이 있으면 만났다. 함께 일한 상사였던 사택이 곁이라 학교 오가는 모습이 아직도 선한 아이가 결혼하는 날, 세상사 역경의 파도에 고스란히 묻은 얼굴로 서로 안 죽었다고 서로 이해한다고 하얗게 웃고 있었다.

 

 

     마감이 늦었다. 주말이라 손님이 꽤 다녀가셨다. 주방에서 설거지하며 일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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