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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8年 12月 21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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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7회 작성일 18-12-21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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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81221

 

 

     흐렸다. 꽤 흐렸지만, 날씨는 온화했다. 마치 봄 날씨 같았다.

     일기를 쓰려고 하니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손마디도 굳어 치타도 어설프다. 차분히 생각한다. 하루가 외로웠다는 것, 어딘가 배송 다녀온 일, 배송 가면서 들었던 덕배와 찬휘의 노래만 이 순간 떠오른다. 그리고 오로지 시만 생각했다는 것도 나의 가장 불행이면 불행이고 나의 가장 행복이면 행복일지도 모르겠다.

     동인 문 형과 소주 한 잔 마셨다. 엄격히 말하자면 나만 마셨다. 그냥 소주 생각나 함께 저녁을 하면서 소주 한 병을 가져다 놓고 마셨다. 형의 포부는 대단하다. 남자면 이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문학에 대한 열의가 높다. 우리 문학에 대한 문제점도 너무나 잘 아시는 분이다. 하여튼, 형과 얘기하면 괜히 그간 무관심했던 문학도의 길이 눈에 들어온다.

     나는 카페 조감도를 위해서 그간 글을 썼다. 어떻게 하면 카페를 알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 정도였다. 생각이 미천했다. 등단과 명예는 브랜드 가치를 지금보다 한 열 배는 더 오를 것이라는 형의 말에 나는 무척 놀라기만 했다. 그래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것은 모두 허영이라는 것도 나는 잘 안다. 선인의 말씀을 나는 너무 읽었다. 내가 바르지 못하면 그 어떤 것도 바른 것도 바른 것은 없다. 등단이 뭐에 중요한가! 글은 매일 쓰고 있는데, 그것은 스스로 갖는 나의 위안이었다.

     그러나 가족도 직원에 대한 나의 배려는 하나도 없는 것인가? 생각해 보라! 鵲巢, 만인을 위한 무엇을 발표할 장은 분명 있어야하지 않을까! 鵲巢

     아까 형과 길을 걸으면서 느낀 것이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걷는 것도 표가 난다. 관절 때문이다. 마치 부자연스러움은 나 스스로는 모른다. 아침에 출근할 때면 늘 느끼는 것이다. 계단을 내려올 때 일이다. 젊을 때는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늘 기름이 흠뻑 묻은 자전거를 타는 것처럼 부드럽다. 그러나 나이가 드니 뻑뻑한 무릎의 이질성은 표를 내지 않으려고 해도 표가 나게 돼 있다. 걸음걸이에서 벌써 드러난다. 형의 걸음걸이에 조금은 동정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젊을 때 사람은 누구나 비슷한 경험으로 한 철 보낸다. 나이와 그 나이에 대한 보상은 무엇이고 한 생을 접을 때 나는 무엇을 남겼는지, 무엇을 위해 나는 매진했는지, 남은 생에 대해 나는 무엇으로 충당하며 보상을 받았는지 말이다. 모르겠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형을 생각하면 이렇다. 참 순박하다. 글 쓰는 사람은 대부분 겉으로 보이는 마음은 모두 순박하기 그지없다.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다. 꽝 막힌 곳은 꽝 막힌 것으로 또 훤히 뚫어 보는 곳은 훤히 내다보며 지낸다. 그것은 다소 이권이 멀어질수록 더 잘 보인다는 것뿐이다. 인생은 모두 의 가치관에 달렸기에 무엇을 소중히 하는가는 의 바깥은 관여할 바가 못 된다.

     형에 비해 나는 대개 폐쇄적이다. 그 어떤 사람도 잘 만나지 않는다. 사실, 오늘 많이 외로웠다. 소주를 마신 것도 외로움 때문이었다. 대구에서 청도로 달리는데 덕배의 노래는 무척 마음을 울렸다. 젊을 때 많이 들었던 가사이기도하고 무엇을 하기에는 이제 나이가 많다는 것도 느낀다. 늘 한 줄의 글귀와 한 줄의 글쓰기, 누가 알아주는 것도 없는 이러한 나의 글쓰기는 정말 폐쇄적이지 아닐 수 없다.

     혼자 잘 있다가도 꼭 형은 한 번씩 만나면 큰 충격을 나에게 가한다. 그런 형이 믿지가 않다.

     나는 시마을과 여러 동인 모임도 마찬가지지만 어떤 행사든 잘 관여하지 않았다. 이번 의 아버님께서 세상 달리한 것도 그 외, 문협에 관한 일도 모두 문외한처럼 벽이었다. 형을 만나 이것저것 얘기 나누다 보면 내가 얼마나 소외적인가를 알 수 있었다. 역시 한 그룹의 장이라 그런가! 그런가 싶다가도 형의 야망은 또 그 뒷받침이 있으니 반드시 이루어야 할 명분까지 스스로 가지게 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뒤늦게 에 아버님 부고에 대해 부조했다. 형께 맡겼다.

     오전에 시집을 읽다가 이 중 한 편의 시를 골라 감상문을 썼다. 오후에 청도와 대구 곽*원에 커피 배송 다녀왔다. 몸이 말이 아니다. 찬바람을 쐬면 벌써 머리끝이 선해서 얼음처럼 느껴진다.

     어제였든가! 울진 더치커피 공장 대표께서 하신 말씀이 아직 잊지 않고 남아 있다. 노래 가사 말 잘 쓰는 사람이 그렇게 부러웠다고,

의 회의감이 들었다. 나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論語 述而 23

     子曰 天生德於予, 桓魋其如予何

 

 

     공자께서 이르시길, 하늘이 나에게 덕을 베풀었는데 환퇴가 나를 어떻게 할 것인가?

 

     桓魋환퇴는 송나라의 군정을 주관하는 사마司馬의 관직에 있던 상퇴向魋. 그는 송나라 환공桓公의 후예였기 때문에 환퇴라고 불렀다. 그는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송나라의 커다란 나무 밑에서 예를 연습하고 있을 때 그 나무를 뽑아 공자를 죽이려고 했다. 빨리 피하기를 권하는 제자들의 말에 공자가 이렇게 대답했다. 史記·孔子世家 공자가 송나라에 있을 때 사마 환퇴가 석곽을 만드는데 3년이 지나도록 완성되지 않는 것을 보고 낭비가 심하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禮記·檀弓 上 참조.

 

     大車無輗, 小車無軏, 其何以行之哉?대거무예, 소거무월, 기하이행지재? 큰 수레에 소의 멍에걸이가 없고 작은 수레에 말의 멍에걸이가 없다면 무엇으로 그것을 운행하겠는가? 論語·爲政 22

     使民敬忠以勸, 如之何?사민경충이권, 여지하? 백성들로 하여금 경건하고 충성스럽고 부지런하게 하려면 어떻게 합니까? 論語·爲政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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