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럭질 이라 함에 > 편지·일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편지·일기

  • HOME
  • 창작의 향기
  • 편지·일기

☞ 舊. 편지/일기    ♨ 맞춤법검사기

  

▷ 모든 저작권은 해당작가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비럭질 이라 함에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이혜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0회 작성일 21-01-04 21:02

본문

비럭질 이라 함에  이혜우

 

내가 몸소 겪으며 실행했던 비럭질에 대하여 적어본다

비럭질이라는 단어를 국어사전에 기록되어있기를 빌어먹는 것으로 적혀있다.

 이에 대하여 조심스럽게 말하고 싶다거지가 빌어먹는 것을 비럭질 이라 함은 어딘지 모르게 합당하지 않을 듯싶다.

예를 들어 거지질비렁뱅이질 질자가 들어갈 수 없는 것으로 느낌이 온다.

질자가 들어가는 단어는 많이 있다농사일에 대하여는 호락질쟁기질가래질삽질호미질도리깨질자리개질도끼질갈퀴질바느질기타 그리고 나쁜 편으로는 도둑질서방질노략질이간질기타가 있을 것이다

지방마다 다를 수 있겠으나 1950년대 내가 살던 고향은 충청도 산골 작은 마을로서 

그때 당시 50여 호로 뜸뜸이 모여 사는 집성촌이었다

어느덧 반세기가 훨씬 넘었다

곳에서는 그 시절에 산에 나무가 없어 붉은 사태배기가 많이 있었고 나무 있는 산에는 고지배기가 여기저기 있었다

그러기에 면사무소에서 부역(賦役)으로 사방공사(砂防工事)를 했고신작로는 자갈을 깔아두었다가 다시 거두어 모아두고 밤알만큼 씩 자갈을 깨트리고 하는 부역을 했었다

힘들게 일을 했어도 아무런 소득 없는 일을 비럭질이라고 칭했다

그리고 동네 협동으로 살아가며 동내 규정상 이사를 하거나 집을 새로 지을 때 지붕 올리는 날 동네 사람이 동원되어 일해 준다

집마다 일해 줄 의무가 있고 집 짓는 사람은 하루 품을 받을 권리가 있었다

그날 참여하지 못하면 시간이 되는대로 하루 일을 반드시 해주어야 한다

이때 집안에 어른이 없으면 아이라도 나와 잔일을 거들어 주었다이런 날 일 하고 와서 비럭질이라 했다

동내에서는 봄가을 두 차례 길을 닦는다가구마다 동원되어 일하고 했었다

농사지으며 삶아가는 방식은 서로 논의하여 모내기하거나 가을에 추수할 시 날을 선택하여 품앗이로 일을 처리해 나갔다

하루는 당신 집의 일을 해주고 다음은 우리 일을 함께하는 것을 말한다

품앗이하지 않고 혼자서 자기 일을 해나가는 것을 호락질 이라고 했다

이 모두는 살아가는 협동 정신으로의 미풍양속이었다

일상생활에서 일해도 소득이 부족하거나 대가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 그리고 다시말해  부역 하고나서 비럭질만 했다고 빗대어 투덜대는 습관이 있었다

어느 날 동네 사람이 모여 부역으로 신작로 닦으러 십리 길을 넘게 걸어가서 일을 다 하기도 전에 소나기가 주룩주룩 내리는 바람에 집으로 되돌아왔다

모두 비럭질에 노배기 하고 왔다며 매우 불만스러워하는 모습을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그 당시는 우비도 우산도 귀한 때라 시골에서는 구경하기도 어려운 시기였다

대부분 도랭이를 사용할 때였다

그것마저 준비가 안 되어 비를 흠씬 맞아 추워하며 돌아왔었다

지금은 비럭질이라는 말이 나올 수 없는 세상이다산에는 나무가 무성하고 도로는 아스팔트로 잘 되어 있다

저마다 소득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그래서 비럭질이라는 말은 할 기회가 없고 들어볼 수도 없을 것 같다.

이혜우 <mmmkkk5252@hanmail.net>

0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270건 1 페이지
    편지·일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270 매향박고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1 03-19
    4269 매향박고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 0 01-12
    4268 매향박고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 1 10-18
    4267 진흙피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9-26
    4266 진흙피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2 09-23
    4265 진흙피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 0 07-15
    4264 진흙피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7-15
    4263 진흙피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 0 07-14
    4262 진흙피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 0 07-09
    4261 진흙피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 0 07-06
    4260 진흙피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 07-01
    4259 진흙피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 0 06-27
    4258 진흙피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06-25
    4257 진흙피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 06-23
    4256 진흙피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0 06-22
    4255 진흙피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0 06-22
    4254 진흙피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 06-21
    4253 진흙피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 06-16
    4252 진흙피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 06-12
    4251 진흙피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 06-11
    4250 진흙피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 06-11
    4249
    무제 댓글+ 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 0 06-09
    424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 06-08
    424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 06-07
    424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 0 06-06
    4245 진흙피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 0 06-06
    4244 진흙피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 06-06
    424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 06-05
    424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 06-04
    4241 진흙피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 0 06-0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