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5年 11月 12日 > 편지·일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편지·일기

  • HOME
  • 창작의 향기
  • 편지·일기

☞ 舊. 편지/일기    ♨ 맞춤법검사기

  

▷ 모든 저작권은 해당작가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을 금합니다

鵲巢日記 15年 11月 12日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79회 작성일 15-11-13 00:40

본문

鵲巢日記 151112

 

 

   오래간만에 제대로 햇빛 본 것 같다.

   자정 훨씬 지난 일이다. 본점 로스터기로 여섯 번 볶았다. 커피 향이 온 마을을 뒤덮을 정도였다. 본점에서 볶았는데 본부까지 그 냄새가 밀려올 정도였으니 지나는 사람이 뭔가 싶어 이 깜깜한 밤에 본점에 들어오기까지 했다. 밤이라 볶으며 발생하는 연기는 볼 수 없어 그나마 천만다행 한 일이다.

   생두를 맡겼던 하양 모 업자는 로스팅 포인트를 강 배전에 맞춰달라고 했다. 볶은 콩이 기름이 제대로 흘러야 더치를 뽑을 때 쓴맛이 덜 나며 훨씬 부드럽다고 했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고,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달라 부탁한 데로 볶았다.

   내가 머문 골방을 말끔히 청소했다. 각종 서류를 정리하고 그중 대부분은 버렸다. 읽지 않는 책은 따로 담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정말 버리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다. 서재에 남겨둬야 할 책도 지금 당장 읽는 책 몇 권과 내가 쓴 책만 꽂아 두는 것이다. 그 순간 어느 선생께서 써신 글이 생각난다. 책은 나의 글을 쓰기 위해서 읽는 것이지 평생 책만 읽다가 보내는 것은 진정한 인문이 아니라고 했다. ! 그러고 보니 최진석 교수였다. 인문학 대가다.

   오전에 본점에 있었던 일이다. 어떤 선생이 오셔 서점에서 나의 책을 샀다고 했다. 어느 정도 읽다가 여기까지 찾아오셨다. 마침 세무서에서 등기 온 게 있어 들여다보고 있다가 인사 나누었다. 책에 사인을 부탁해서 고객 이름을 적고 사인했다. 본점 찾아주신 그 선생은 나를 어떻게 바라볼까? 오후에 사동에서 봇짐 장사하시는 모 선생을 뵈었는데 인사하니 인사 주심이 차 바뀌셨네요, 한다. 제 차가 아니라 리스회사 차라며 말씀드리니 여간 믿지 않는다. 쏘렌토는 분명 좋은 차다. 커피 기계는 약 두 대 정도 실을 수 있으며 볶은 커피는 거의 1K짜리 열 봉 담은 한 상자 스무 상자는 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며칠 비가 와서 그렇지 차는 대체로 깔끔하게 타고 다니니 늘 새 차처럼 보인다. 이 차도 탄 지가 1년 넘었다.

   카페 사업은 돈 버는 사업이 아니라 해도 지역에서는 제법 규모를 키웠으니 거기다가 카페를 이용하는 사람도 거의 다수라 거저 보지는 않는다. 그러니 먹고사는 일이 석 좋지는 못해도 굶지 않으면 되고 돈 못 번다고 마음에 언짢게 담아두지 말고 도로 빚이 더 늘지 않음에 고마움을 가져야겠다.

   오후, 동원이 집에 다녀왔다. 동원이네는 여기서 약 삼사십 분 거리다. 내부공사가 한창 진행하고 있었다. 오늘 본 목수만 세 분 있었는데 현장에 이리저리 둘러보고 사진을 찍으니 그중 목수 한 분께서 어디서 오셨습니까?’ 물으신다. ‘아 네 커피 교육한데서 왔습니다.’했더니 ! 카페리코 본부장이시네요.’ 한다. 조금 놀랐다. 처음 본 목수인 데다가 상호를 너무 자세히 말씀해 주셨기 때문이다. 동원이는 잠시 병원에 가느라 순간 볼 수 없었다. 나는 이 주위에 거닐며 상권을 보았다. 동원이 집으로 해서 한쪽은 건물이 모두 후지고 낡지만 반대쪽은 신도시처럼 아파트가 밀집하며 그 상가 또한 모두 신축한 건물이라 깔끔했다. 이 거리가 생각보다 상가가 아주 두터웠다. 커피 집은 내 눈으로 보기에는 한 집밖에 없었다. 그래서 차를 아파트 인근에 주차하고 그 커피 집에 들어가 커피 한 잔 주문했다. 이 거리를 거닐며 눈에 띈 것은 미용실과 부동산 집, 케익전문점, 서점도 있었다. 낡은 쪽에 어느 집은 이 층을 비우고 있었으며 그 옆은 두 평쯤 돼 보이는 나대지에 콘크리트로 양생한 바닥을 보았다. 한참 앉아 이리저리 궁상떨며 있었는데 옆은 나 많은 어른 셋 앉아 나누는 얘기가 내 앉은 자리까지 듣기는 것이었다. 모두 자식 얘기 같았는데, 2, 친한 친구, SNS, 진술서, 폭력 뭐 이런 단어들이었다. 이 집 주인장은 아주 뚱뚱했다. 주문한 아메리카노를 내가 앉은 자리까지 들고 오셨는데 안전했다. 아파트 밀집지대인데도 교통은 원활하다. 나중에 동원이로부터 들었지만, 입주가 아직 덜 됐다고 했다. 커피 한 잔 마시며 바깥을 본다. ! 요구르트 아줌마 지나간다. 예전에는 리어카나 구르마를 끌고 다녔는데 요즘은 좀 다르다. 전기 충전형 자동차로 보이는데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타고 간다. 마치 신드바드가 어떤 마법의 융단 타고 가는 모습 같았다. 너무 웃겼다.

 

   아라비카 볶았던 커피 솜 같네

   가을 깊고 낙엽은 이리 가볍네

   귀에 닿는 클래식 길처럼 쌓여

   하루가 마치 심장 긋는 것 같네

 

   동원이가 왔다. 이것저것 시장에 관한 얘기를 나누고 근간 소식을 들었다.

 

   카페 단물고기에 다녀왔다. 마침 들렀을 때는 직원 있었다. 커피 한 잔 주신다. 주신 커피 한 잔 마시며 가게 안에 놓은 어항을 본다. 종류도 다양하다. 물고기도 열대어에서부터 가재까지 색다른 새우까지 있어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들께는 턱없이 좋은 카페다. 여기서는 어린아이와 함께 온 엄마를 자주 본다. 볼거리가 있으니 눈은 즐거울 따름이다. 주신 커피 들고 물고기 관람 좀 하다가 나가니 김 사장 보았다. 요즘은 얼굴에 화색이 돈다. 인사말 나누었다. 전에 함께 동업했던 이 씨가 신대·부적에 가게 냈다며 얘기한다.

   사동에 잠깐 갔다. 영업상황을 잠시 지켜보았다.

 

   저녁, 두 아들과 저녁 먹었다. 집에서 가까운 고깃집에서 먹는다. 고기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 맏이 고기를 아주 좋아하는 둘째와 자리에 함께 앉았다. 소주도 한 잔 마셨다. 학교생활은 어떤지 물어보기도 하고 사촌은 또 어떤지 서로 얘기 나눈다. 그러면서 두꺼운 철판 위에 얹은 고기를 뒤집는다. 어느새 공깃밥 세 그릇 비워지고 고기도 세 접시나 비웠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270건 74 페이지
편지·일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2080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0 12-10
2079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0 12-10
207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 0 12-10
2077 하은파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0 12-09
2076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12-09
2075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 0 12-09
207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 0 12-08
2073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12-08
2072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 0 12-08
207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12-07
2070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 0 12-07
2069 공덕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0 12-07
2068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 0 12-07
2067 향기지천명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12-07
206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 12-06
2065 하은파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 0 12-06
2064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 12-06
2063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0 12-06
206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 0 12-06
2061 하은파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 0 12-05
2060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12-05
2059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12-05
205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12-04
2057 하은파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0 12-04
2056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12-04
2055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 12-04
205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12-03
2053 하은파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 0 12-03
2052 향기지천명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 0 12-03
2051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12-0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