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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5年 07月 19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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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44회 작성일 15-07-20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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鵲巢日記 15年 07月 19日


    흐렸다. 보슬비가 내리기도 했다.
    단지 59
    휴대전화기는아침을깨웠다. 막막한바다와같은세계를보며어떻게배를띄워야하나! 답답한마음에서다. 무대는꾸몄고연출자는때마다매번오르고있었다. 하지만구경꾼은없다. 어쩌다가바구니가지나며희끗희끗들여다보고그냥지나간다. 가격은제혼자불안했다. 힘없는엘리자베스였다. 베토벤처럼고독을씹으며악보없는바닥을거닐며블랙홀만연주했다. 거꾸로선음표가시공만가르다가모래처럼쌓였다. 딱한잔의정성은고종을위안한다. 하지만잃어버린제국처럼시들시들한꽃과나무만제자리지키며있다. 꾸준히도는풍차의날개처럼피끓는악마의군중을한길곧게담는돈키호테창끝에통일되는그날은언제인가! 판초, 낡은책장은버리고해를꿰며해를뽑고해를향하여해를
    허름한마대를꿰며천고만바라본다.

    사동에서 커피 한잔 내려 마셨다. 케냐다. 케냐커피 향을 느끼고 싶었다.
    본점에서 책을 읽었다. 최 선생이 출근하는 모습을 보고 나는 본부에 왔다. 도올 선생의 강의를 듣고 기세춘 선생의 ‘노자 강의’를 읽었다. 유가 사상은 남존여비 사상인 반면 도가 사상은 여성적 가치를 우대한다. 이것은 모권 사회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모계사회를 강조하는 것인데 그래도 힘은 남성에 있으나 그 바탕을 이룬 것은 여성에 있다는 것이다. 양과 음의 조화가 없이는 그 어떤 것을 이루려고 해도 또한 노력해도 한계에 부딪는다. 도올 선생의 이데아에 관한 설명을 할 때는 무언가 깨침을 받는 듯했다. 모든 것은 관념이다. 모든 것의 실제는 허상이며 사라지는 물질 세계에 무엇이 참된 진리인가! 라고 말을 할 때는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모두 죽음을 위해 그 모양이 변화한다. 동시대의 인물이 오십 년 후쯤이면 과연 몇 명이 남아 있겠는가! 나를 기준으로 해서 외부는 무엇이며 무엇이 나를 변화시키며 이 세계에 정말 나는 무엇인가?

    정오쯤 지나서였다. 대곡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내일 무슨 박람회 가야 하니 볶은 커피를 퀵으로 받고 싶다는 전화였다. 선물로 쓰고 싶다고 했다. 블루마운틴, 케냐, 에스프레소를 200g짜리 봉투에다가 각각 다섯 봉씩 담아 퀵으로 보냈다. 가비에서 전화가 왔다. 운문사에서 약 200명 정도 아이스크림을 마음대로 떠서 먹을 수 있는 시설을 갖추는데 비용이 많이 드는지 묻는다. 아이스크림 관련 업소에 전화하니 전화 받지 않는다. 물론 이 사람은 직장 다니니 받을 일이 만무했다. 사업하는 사람이야말로 일요일이 있나! 전화 오면 전화 받아야 하고 주문이 있으면 챙겨서 배송을 다녀와야 하니 말이다. 오후 4시쯤 사동 분점에서 전화다. ‘더치 받아 놓은 것 있으면 한 병 부탁해요 본부장님 급하게 주문 들어왔어요. 일요일 배송 안 되는 거 알지만 부탁해요.’ 본점에서 챙겨 갖다 드렸다. 여기서 조감도까지는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잠시 들러 정의가 녹차라떼에 하트 띄우는 것을 잠시 보았다. 에스프레소 한 잔 청해 마셨다.

    노자 도덕경 2장에 나오는 말이다. 성인처무위지사聖人處無爲之事, 행불언지교行不言之敎 라는 말이 있다. 또 연이어 만물작언이불사萬物作焉而不辭. 생이불유生而不有, 위이불시爲而不恃,공성이불거功成而不居. 부유불거夫唯不居, 시이불거是以不去. 이라. 성인처무위지사聖人處無爲之事는 성인은 일을 함에 무위에 처한다고 했다. 이는 일을 하되 의미를 두지를 않는다는 말이다. 행불언지교行不言之敎는 말로 하지 않고 행동으로서 가르친다는 뜻이다. 만물작언이불사萬物作焉而不辭는 사辭는 말씀 사다. 만물은 짓되 어찌 구질구질 변명 따위가 있겠는가 하는 뭐 그런 뜻이다. 생이불유生而不有는 생은 있되 가지지 않는다. 그러니까 자연은 저절로 나지만 그것은 있음이 아니니 소유한 것이 아니고 위이불시爲而不恃는 위는 이루어지다며 시는 믿을 혹은 어미다. 자연은 저절로 이루되 어미가 없다. 그러니까 여기서는 어미가 어찌 없겠는가마는 어머에 기대지 않는다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 공성이불거功成而不居는 공이 있으며 거하지 않고 부유불거夫唯不居 대장부는 오직 거하지 않으며 시이불거是以不去라 마땅히 가지 않는 것이 옳다. 그러니까 공은 이루되 내세우지 않으며 드러내지 않는 것이 옳은 것이다. 뭐 그런 뜻이다.

    사동은 직원이 많이 모여 있어 서로가 일하는 데 그리 지겹거나 따분하거나 일이 어렵거나 하는 경우는 없다. 압량은 그렇지 않다. 동원이 혼자서 온종일 머물러서 일을 보아야 한다. 얼마나 따분할까 하는 생각을 잠시 가졌다. 여섯 시 좀 지나서일까! 사동 배송가기 전에 잠시 보았다만, 동원이는 참 밝은 모습으로 나를 대면한다. ‘본부장님 일요일치고는 매출 괜찮았습니다.’ 나는 매출이 걱정이 아니라 애가 얼마나 외롭게 머물렀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나는 혼자서 책을 보거나 해서 따분하다는 생각을 갖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곳에 머물렀던 옛사람 때문일까 나는 무의식적으로 자꾸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또 왜일까!
    자정쯤 본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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